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갈등 양상을 보여온 여성단체와 성매매 여성들이 처음으로 손을 잡고 `탈(脫) 성매매'를 위한 각종 지원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등 여성단체와 `성매매 집결지(집창촌)' 여성들의 상조회인 부산 완월동 `해어화', 인천 숭의동 옐로하우스 상조회는 27일 "정부는 완월동과 옐로하우스 지역을 집결지 프로젝트 시범지역으로 선포하고 탈 성매매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 종로구 한국걸스카우트연맹 강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요구하고 "모든 성매매 여성들은 성매매특별법의 처벌 대상에서 제외돼야 하며 전업을 위한 노력은 성매매 여성들의 `자발적 의지'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공동 기자회견은 19일 완월동 등의 대표단이 서울 청량리 집회 이후 여연을 항의방문, 면담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오해를 풀고 이후 수 차례 만나는 과정에서 공동으로 탈 성매매를 위해 노력키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일부 집결지 여성들이 여성단체와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함에 따라 이 같은 움직임이 그동안 생존권을 주장하며 정부 단속에 집단 반발해온 다른 집창촌으로도 확산될 지 주목된다. 여연 측은 "성매매 단속 이후 성매매 여성들의 경제적 상황은 더 악화되고 심지어 자살을 기도하는 여성이 생기는 등 성매매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법이 오히려 그들을 죽이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다"며 "완월동과 옐로하우스 두 지역에 즉각 개입해 지원사업을 벌이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여연은 "성매매 여성들이 경찰 단속과정에서 폭력 등 인권침해를 당하지 않도록하는 한편 특히 이들의 경제적 자립에 초점을 맞춘 효과적인 탈 성매매를 지원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내놓은 안은 완월동과 옐로하우스 집결지를 시범지역으로 지정한 뒤 집결지 안에 성매매 여성 지원센터를 마련, 탈 성매매나 전업을 위한 기술ㆍ취업교육,자활, 의료 등 각종 지원 서비스를 제공토록 하자는 것이다. 집창촌 여성 상조회도 "집결지 여성들의 자유의사로 탈 성매매를 선택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며 "정부는 탈 성매매와 자활 교육을 적극 수행하고 모든 성매매 여성을 처벌대상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완월동 및 옐로하우스의 대다수 업주들이 일체의 선불금을 탕감하고 자립 및 전업을 지원하는 한편 이윤의 일부를 자활에 환원하기로 약속한 결의문과 서명 등을 공개했다. 여성단체와 성매매 여성들은 "시범지역 지정안이 `탈 성매매'의 한 모델이 돼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며 "시범지역 지정을 정부에 요구하는 한편 향후지속적으로 탈 성매매를 위한 방안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