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생활을 염두에 두고 50평형대에 청약해서 당첨됐는데 고민입니다.4억원이 넘는 분양가도 부담이지만 중대형이라 입주 후 전세가 안나갈 것 같아서 아직 계약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서울 모 기업 40대 중간간부 K씨) "당첨 되면 시어머니께서 칭찬해 주실 줄 알았는데 오히려 뭐하러 청약했느냐는 핀잔만 들어 속상합니다."(수원 30대 주부 H씨)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2차 동시분양 계약 분위기가 지난 시범단지 때와는 사뭇 다르다. 치열한 경쟁끝에 당첨된 뒤 곧바로 계약에 나섰던 시범단지 때와 달리 2차 동시분양에서는 27일부터 계약이 시작됐지만 계약여부를 결심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당첨자들이 적지 않다. 동탄신도시 관련 인터넷사이트에는 계약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당첨자들이 조언을 구하기 위해 올리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들도 첫날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경품을 제공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장고하는 당첨자들 투자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들마저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관심지역이라 일단 청약을 해서 당첨은 됐으나 청약률도 저조하고 분양가도 예상과 달리 시범단지보다 20만∼30만원 비싸기 때문이다. 특히 2차 동시분양 업체 대부분이 평당 10만∼20만원의 분양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는 플러스옵션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로열층 당첨자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계약을 포기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인터넷카페에는 10층 이상의 로열층 당첨자들이 계약여부를 문의하는 글들이 적지않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률이 크게 낮아지면서 당첨자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판교를 제외하고 동탄 수준의 신도시가 없기 때문에 결국 실수요자들은 계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들 계약률 제고에 총력전 흔들리는 당첨자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업체들은 첫날 계약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첫날 계약률이 높아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될 경우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투자자들도 계약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경품행사와 마케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S업체는 경품으로만 3억원을 투입,첫날 계약자 전원에게 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나눠줬다. W사 H사 등도 추첨을 통해 지펠냉장고와 PDP TV 등의 고가경품을 제공하는 등 경품경쟁이 치열하다. 일부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뻥카 마케팅'전략까지 구사하고 있다. 뻥카 마케팅은 당첨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 대기자들이 넘쳐난다"며 불안심리를 자극,서둘러 계약에 응하게 하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