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항구보다 부산항을 이용하면 물류비용을 낮출 수 있다"(일본 미쓰이물산) "미쓰이물산이 국내 물류경쟁력 제고에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다"(한국 해양수산부) 일본 유수의 물류기업인 미쓰이물산이 일본 항구를 마다하고 부산항에 물류기지를 세우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미쓰이물산과 한국 정부의 윈-윈 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미쓰이는 일본 항구보다 부산항 배후에 물류기지를 구축하면 물류비가 더 싸다고 판단,부산항을 택했다. 해양수산부는 국제경쟁력에서 처져있는 국내 물류기업들을 자극하기 위해 미쓰이물산을 물류기지 운영사로 결정했다. 일본 물류기업과 한국 정부의 윈-윈전략이 국내 물류기술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릴 지 주목된다. ◆일본 물류업계의 고민=일본 소매 기업들의 최대고민은 물류비 급증이다. 해양부의 용역으로 '글로벌 물류기업 유치전략'이란 보고서를 만든 '아서디리틀 컨설팅'에 따르면 일본은 1천88개에 달하는 항만 중 오사카 고베 등 주요 거점항만 발달했을 뿐 지역항만들은 채산성이 낮아 활성화되지 못했다. 일본이 배를 통해 수입하는 상품의 총 시가는 25조엔에 이르는데 이 중 주요 거점 항만을 통해 들어오는 물량이 13조4천억엔에 달할 정도로 거점항에만 물량이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지방으로 가는 대부분의 물량은 거점항을 통해 내륙육상 운송의 방식으로 각 지방으로 보내지고 있는데 육상운송 비용이 높아 물류비용이 매년 증가해 온 것이다. 해양부가 노린 것은 일본의 지방으로 배송되는 물량이었다. 부산에서는 일본 지역항으로 가는 배편이 잦아 이 항로를 적극 활용할 경우 일본 기업들을 부산항 물류배후기지 운영사업자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 항만의 장점=미쓰이물산의 자체 분석 보고서는 동북아시아의 주요 항만으로 꼽히는 부산과 대만 카오슝,중국 상하이 중 부산을 가장 입지여건이 좋은 항만으로 꼽고 있다. 배송기일 항로수 인건비 작업품질 등 7가지 기준으로 3점에서 0점까지의 점수를 줘 합계를 낸 결과 부산은 18점을 획득해 카오슝(11점)과 상하이(10점)를 크게 앞섰다. 부산이 다른 항만보다 높게 평가를 받은 부분은 배송기일과 항로수다. 실제로 중국에서 생산된 상품이 상하이항을 출발,오사카항으로 들어온 후 내륙 운송을 통해 후쿠오카 매장으로 배송될 경우 총 6일이 소요되며 1백30만엔 정도의 비용(40피트 컨테이너 기준)이 든다. 하지만 상하이항에서 부산을 거처 후쿠오카 항으로 바로 배송될 경우 배송기일은 3일,비용은 75만엔으로 줄어든다. ◆향후 전망=미쓰이물산은 2006년부터 부산 감천항 물류단지를 이용,중국 등지에서 들어온 컨테이너를 풀어 지역별로 재포장한 후 일본 지역항만으로 배송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미쓰이물산의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미쓰이물산은 운영이 정상화되는 2012년에는 42만t(63억2천9백만원)의 물량을 감천항을 통해 실어나를 계획이다. 해양부는 미쓰이물산 이외 다른 기업들도 광양항 등 다른 항만에 투자의향을 보이고 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해양부 동북아물류중심국가추진기획단의 연영진 과장은 "부산 감천항은 미쓰이물산의 '테스트 마켓'에 불과하다"며 "감천항 입주가 순조로울 경우 미쓰이물산은 광양항,부산신항 등으로 투자 지역을 확대하고 투자액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쓰이물산의 국내 진출은 국내 물류업계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쓰이물산 한국 파트너인 국보의 김민영 사장은 "미쓰이물산은 세계 주요 항만에서 물류 관련 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기법이 선진화돼 있어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