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현물 가격이 나흘 연속 배럴당 55달러 이상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원유 도입량의 79.5%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값은 연일 하락세를 지속,두 유종간 가격 격차(decoupling)가 배럴당 18달러 이상으로 확대됐다. 2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6일 현지에서 거래된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0.74달러 떨어진 37.16달러로 사흘 연속 하락했다. WTI 현물도 전날보다 0.75달러 하락한 배럴당 55.19달러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55달러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37.7달러로 전달보다 2.14달러 오르는 데 그친 반면 WTI는 53.51달러로 7.6달러나 치솟았다. 특히 WTI는 지난 22일 사상 처음으로 56달러를 돌파하는 등 10월 들어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다. 이 같은 두 유종간 가격차 확대는 두바이유의 경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적극적인 증산정책으로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반면 WTI는 미국 내 난방수요 증가와 투기 거품이 가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가 WTI의 상승세를 따라가지 않는 것은 다행"이라며 "미국 난방용 석유 수요가 줄어드는 내년 3월 이후부터는 WTI 가격이 안정을 찾으면서 두바이유와 가격차가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