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이용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정류장에서 20~30분씩 버스가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내가 탈 버스가 올 시간을 미리 알 수만 있다면 이런 불편은 없을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울시가 지난 7월 버스체계 개편과 함께 도입한 'BMS(버스운행정보시스템)'는 바로 이런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e행정'으로 인정받고 있다. 서울시가 83억원을 들여 구축한 이 시스템의 특징은 '첨단 무선통신 기술을 이용한 실시간 이용정보 제공'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즉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과 무선통신을 이용해 버스의 도착예정 시간을 승객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시스템의 기본원리다. 시스템 원리는 우선 각 버스마다 설치된 GPS단말기와 안테나를 통해 자동으로 서울시청에 마련된 BMS상황실로 버스의 위치와 운행속도가 전송된다. 각 노선을 운행하는 모든 버스의 정보가 취합되면 BMS상황실은 다시 이 정보를 운행중인 버스에 보낸다. 운전기사는 이 정보를 본 뒤 속도를 조절해 배차 간격을 조정,승객들이 기다리는 수고를 덜어주게 된다. 또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은 휴대폰이나 개인휴대단말기(PDA),자동응답전화(ARS) 등을 통해 버스 위치와 도착 예정시간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아울러 각 정류장에는 버스 안내기가 설치된다. 버스 승객들은 안내기를 보면서 간편하게 버스 위치나 도착시간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첨단 기술로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시스템의 취지"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시스템을 올 연말까지 시범 운영한 뒤 내년초 완전 개통할 방침이다. 1단계로 이 시스템을 5천31대의 시내버스에 설치 완료했다. 현재 승객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휴대폰을 통해 '기다리는 버스가 어느 정류장에 있는가'를 알 수 있는 정도다. 정류장의 버스 안내기도 현재 강남과 강북의 일부 노선에만 설치됐다. 서울시는 내년초까지 30억∼40억원을 들여 나머지 2천8백여대의 버스에 이 시스템을 구축하고,승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께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승객들이 버스 위치 정보뿐 아니라 도착 예정시간,배차 간격 등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버스운행정보시스템은 상당부분 지방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버스 수송 분담률이 높은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버스정보시스템(BIS)을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면서 BIS사업이 버스 경영 합리화 수단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BIS는 현재 부산 안양 전주 등 6개 도시에 구축돼 있고 곧 다른 2개 지자체도 이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안양시와 전주시에 시스템을 구축한 서울통신기술 관계자는 "지난해 시스템을 도입한 부천시는 배차시간 민원이 75% 줄고 버스 이용객은 20%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정보시스템이 구축한 '고속국도 우회도로 ITS' 구축사업은 올 2월에 경부·영동·중부·서해안 등 수도권 주변 4개 고속국도와 주변국도 10개 노선 3백95km에 첨단 교통정보 수집장치 및 교통정보 서비스 제공설비를 구축해 수도권 주변 고속도로와 국도의 극심한 교통혼잡 및 정체현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줬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