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끌어온 한국투자증권 매각 협상이 28일 마무리 됨에 따라 증권 및 자산운용 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궤도에 올라서게 됐다.
동원금융지주가 한투인수로 자산운용부문 1위 위탁매매부문 3위로 급부상,경쟁업체들도 구조조정을 통한 "몸집 키우기"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하나은행간 진행중인 대한투자증권인수및
우리금융의 LG투자증권 인수작업도 가속도가 붙어 연내 종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투매각 조건과 향후 전망
며칠전까지만 해도 한투매각 대금을 둘러싸고 정부와 동원금융지주 간 난기류가 형성되면서 협상결렬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정부측은 제2금융권 구조조정의 핵심인 한투매각건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했고,동원 경영진도 한투 인수의지가 워낙 확고해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 냈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매각가격은 5천4백억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양측이 모두 양보해 협상을 타결지었다"고 말했다.
동원지주 관계자는 "많이 주고 산 것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동원지주가 한투를 인수한 후 동원증권과 한투증권을 각자 체제로 운영할 것인지,아니면 곧바로 합병할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불투명하다.
동원 관계자는 "결정된 바 없다"고 언급,당분간 양사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양사의 주력사업이 겹치지 않는데다 세무회계상 손실보전 문제 등을 이유로 조기합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투신업계'빅뱅'시작
동원지주는 한투 인수를 계기로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서 모두 선두권으로 올라서게 된다.
동원증권의 경우 한투증권을 인수하면 위탁매매 약정 점유율이 7% 정도로 높아져 업계 3위가 된다.
증권사 펀드판매 부문에서는 경쟁 상대를 멀찌감치 따돌리게 된다.
또 동원투신운용과 한투운용을 합칠 경우 수익증권 수탁고가 21조8천억원으로 불어나 자산운용업계 1위로 부상한다.
국내 증권 및 자산운용시장에서 외국계에 맞설 수 있는 토종 공룡자본이 탄생하는 셈이다.
◆대투 매각은 어떻게 되나
현재 정부측은 예비협상대상자인 하나은행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대투증권의 매각작업은 외견상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상태다.
쟁점은 대투증권의 잠재부실에 대한 사후손실보전 문제.후순위CBO(채권담보부증권) 등 현재 대투증권의 잠재부실이 나중에 실제 부실로 연결될 경우 정부가 그 손실을 보존해 달라는 게 하나은행측의 요구다.
하지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와 하나은행이 이미 사후손실보전 쟁점을 타결했고,지금은 가격협상 단계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대투 인수 금액으로 3천9백억∼4천억원을 제시했지만 정부는 한투매각 조건을 감안할때 너무 적다며 하나은행측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종태·이상열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