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에 매각됨에 따라 지난 96년 쌍용차의 부실화와 97년 기아차의 부도로 촉발된 한국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됐다. 상하이자동차와 채권단은 2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쌍용차 지분 48.9%를 주당 1만원씩,총 5억달러에 상하이차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줄줄이 매물로 나와 있던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모두 주인을 찾아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게 됐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자동차산업은 현대 기아 대우 쌍용 삼성 등 5개 그룹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으나 현대자동차만이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았을 뿐 모두 명맥을 유지하는데 실패했다. 특히 기아 대우 쌍용 등은 자동차 사업의 부실이 그룹 해체로 이어지는 극단적인 결과를 낳기까지 했다. 구조조정에 따른 뚜렷한 변화는 국내 자동차 메이커의 상당수가 외국자본의 손에 넘어갔다는 것.외환위기 직후 삼성자동차가 제휴선인 프랑스 르노에 매각됐고 대우자동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메이커인 미국의 GM에 팔렸다. 대우상용차는 인도의 타타그룹에 넘어갔고 쌍용차는 이날 중국 자본의 손에 들어갔다. 국내 자본은 대우자동차의 부산 버스공장을 사들인 영안모자를 제외하면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현대자동차만 남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구조가 매우 건전해졌다"며 "그러나 외국 자본에 넘어간 기업들이 고용과 기술개발에 국내 자본만큼 기여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