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의 약효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다국적 제약사인 GSK가 뚜렷한 근거도 없이 자사의 독감 백신이 국내 제품보다 약효가 좋다는 내용을 홍보했다며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4개월 된 아기의 아버지인 손모씨(35)는 "담당 간호사가 2만5천원짜리 수입 백신의 독감예방 효과가 1만5천원짜리 국산보다 뛰어나다고 설명해 이를 맞았다"며 최근 서울 은평구 Y소아과 L원장과 간호사 C씨를 고소했다.


◆ 문제의 발단


GSK가 자사의 독감 백신효능이 우수하다고 홍보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GSK 측은 임상시험 결과 자사 백신은 주사를 맞은 지 1주일만에 항체가 생기며 1년간 효능이 지속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국내산은 4주 정도 후에 효능이 나타나고 6개월간 지속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수입백신이나 국내백신 모두 똑같은 원료를 쓰고 있어 효능이 근본적으로 다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 GSK 측 주장


GSK의 플루아릭스 백신은 독일 드레스덴 (Dresden)에 있는 독감 백신 전용 공장에서 자체 수요만을 위해 생산된 원료를 가지고 엄격한 제조 공정을 거쳐 생산된 독감백신이다.


GSK 독감백신의 원료는 다른 백신과 동일하지 않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접종 후 1주일 쯤 부터 항체가 기준치 이상으로 생성되고,1년간 항체 지속효과가 있는 것이 입증됐다.


고도의 정제과정을 거치고 보존제의 양을 최소화시켜 제품의 안전성을 향상시켰기 때문에 가격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 식약청 입장


국내서 사용되는 독감백신 완제수입품이나 국내 제조품은 모두 매년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사용 균주를 추천받는다.


올해의 경우 GSK,아벤티스,카이론사가 모두 영국 생물학적제제표준연구소(NIBSC)에서 분양한 균주를 사용하여 제조됐다.


사용하는 원료가 같으므로 효능도 차이가 없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가 지난 5월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독감 백신은 보통 1년 정도 예방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GSK본사의 제품설명서 등에는 예방 효과가 6개월-1년으로 표기돼 있다.


따라서 플루아릭스 백신만 12개월간 예방효과가 지속되고,그 외의 제품은 6개월간 지속된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근거가 없다.


◆ 국내 제약사와 의료계 반응


국내 제약사와 의료계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원료가 동일하기 때문에 제조공정이 다르더라도 약효에는 차이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GSK가 과대광고를 했을 수도 있지만 품질의 차이는 분명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GSK의 백신은 자체 공장에서 생산돼 보존제가 적게 들어가있는 게 사실"이라며 "과대광고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권 임도원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