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패션단체인 SFAA(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가 주최하는 '제 29회 2005 봄.여름 SFAA 서울컬렉션'이 다음달 8일부터 11일까지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린다.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하는 이번 컬렉션에는 진태옥 루비나 이상봉 박윤수 박항치 등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부터 노승은 송자인 이주영 등 신진 디자이너,그리고 SFAA 자체 컬렉션을 통해 발굴된 류웅현 박소현 이문희 등 신인 디자이너에 이르기까지 총 19명이 출품,올 봄.여름 유행할 패션을 선보인다.


최근 몇년간 지속되고 있는 복고열풍은 내년 봄.여름 패션에도 여전히 이어질 전망이다.


컬렉션 첫 무대를 여는 디자이너 최연옥씨(1950년대)를 비롯해 진태옥.한혜자(1940년대),신장경(1950년대),박항치.손정완(1950~1960년대)씨 등 상당수 작가들이 화려하고 풍요로웠던 과거에서 영감을 얻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을 선보인다.


로맨티시즘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진태옥씨는 레이스가 수놓아진 씨스루(속살이 내비치는 원단) 원피스 드레스,남성 양복 소재에 레이스를 덧댄 스커트,스팽글.비즈 장식이 돋보이는 블라우스 등 로맨틱하고 여성스런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작품들로 무대를 꾸민다.


박항치씨는 하늘거리는 시폰 블라우스에 통넓은 7부 바지,코사지 장식의 원피스 드레스,큰 칼라에 짧은 길이의 면재킷 등으로 영화배우 오드리 햅번의 패션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의상들을 올린다.


낭만파 디자이너로 유명한 손정완씨는 '프린스 차밍'을 테마로 로맨스를 꿈꾸는 모든 여성들의 환타지를 표현한다는 목표다.


넓게 퍼지는 개더스커트,다양한 리본 장식,빈티지풍(낡고 오래된 느낌)의 이브닝 백 등으로 우아하면서도 소녀스런 분위기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면 울 등 자연소재에 살구색 하늘색 베이지색 등 파스텔톤을 기본으로 체리핑크와 형광빛이 도는 라임 등을 포인트 컬러로 사용한다.


삭막한 도시생활에서 일탈을 꿈꿀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이달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온 이상봉씨는 '리듬&아프리카'를 주제로 미지의 세계 아프리카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을 전개한다.


사파리룩의 큰 포켓,다양한 매듭 장식 등을 면 실크 시폰 아크릴 등 다양한 소재에 접목시킨 게 특징이다.


화이트와 블랙을 시작으로 옐로우,레드,퍼플,블루 등 강렬한 원색 대비 역시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


한혜자씨는 1940년대 화려했던 쿠바의 수도 아바나를 배경으로 무대를 꾸민다.


빛 바랜 핑크,블루,그린 등과 어우러진 면 린넨 저지 등의 자연 소재로 만든 짧은 재킷과 통바지,잘록한 허리의 플레어 스커트 등을 리조트 웨어와 함께 전개한다.


이번 컬렉션의 컬러는 전반적으로 화이트 핑크 그린 옐로우 블루 등 밝고 산뜻한 색채들이 주류를 이룬다.


SFAA 회장인 박윤수씨는 "경기침체로 어둡고 무거워진 분위기를 지워버릴 정도의 '컬러 혁명'을 일으키겠다"고 말 할 정도다.


화려한 색채와 열대성 식물.동물 프린트,워싱가공한 소재 등으로 인간 내면에 내재돼 있는 보헤미안적 기질을 표현한다는 목표다.


박씨는 "컬러와 컬러,소재와 소재간의 코디네이션에 특히 신경썼다"고 강조했다.


지난 28회 컬렉션때 '올 블랙'의 의상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던 노승은씨 역시 색채의 향연에 동참했다.


연보라 연분홍 등 부드럽고 화사한 컬러에 꽃문양 자수 바지,퍼프소매 청재킷 등 사랑스럽고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한껏 풍기는 의상을 무대에 올린다.


남성복 디자이너인 장광효씨도 흰색 연두색 하늘색 등 밝고 산뜻한 색채의 정장과 니트,점퍼류 등 총 60여벌을 출품한다.


면 실크 등 자연소재를 사용해 클래식하고 옛스런 분위기가 느껴지면서도 편안한 실루엣의 작품을 눈여겨 볼만 하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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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AA 서울컬렉션=국내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패션계 최대 행사.


1990년 패션계를 이끌던 정상급 디자이너 12명이 서울을 파리 밀라노 뉴욕 런던과 맞먹는 세계적인 패션 도시로 키우자는 취지로 현재의 SFAA 전신인 SFA(서울패션디자이너협의회)를 결성하고 그해 11월 제 1회 컬렉션을 열며 국내 최초로 정기 디자이너 컬렉션 시대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