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갑 아경산업 대표 akyung@kornet.net > '막걸리大에 스타벅스'. 고려대에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섰다는 신문보도 제목이 가히 걸작이었다. 가장 한국적인 이미지가 풍기는 고려대 한복판에 가장 미국적인 스타벅스가 진출한데 따른 학생들의 갑론을박이 시끄럽다는 얘기였다. 미국여행을 하다보면,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전문점이 아니라 미국인들에겐 멋진 일을 실행하는 생활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하버드대학과 MIT대학이 소재한 케임브리지 대학가의 스타벅스에서,미국대학생들이 커피를 마시면서 토론하는 광경은 마치 공부를 맛있게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스타벅스에 들들 시간도 없이 공부하는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분위기였다. 세계는 신개념의 트렌드를 모색하고 있다. 평범한 커피를 특별한 트렌드로 창조한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의 자서전 "스타벅스,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를 읽어보면,스타벅스의 정신은 낭만을 위한 것이었다. 고대(高大)의 낭만과 스타벅스와 만남은 어쩌면 대학의 품격을 올려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중의 빌딩에 스타벅스가 들어서면 지가(地價)가 뛴다고 하니,스타벅스가 들어선 고려대학은 지가(知價)가 뛸 것임이 틀림없다. 작금 우리나라 대학의 현주소는 우물 안의 대학 뿐이라고 자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물안의 개구리들은 세계의 문턱을 못넘다 보니,대학 취학률은 최고이지만 사회 취업률은 최저인 상태이다. 따라서 고대학생들은 스타벅스 같은 외부 문화를 거부하기보다는 일본의 IT전문잡지 "닛케이 비즈테크" 10월호에 보도된 삼성의 성공 요인중 고려대출신 이학수 삼성 부회장의 힘이 컸다는 사실을 거울삼아,세계의 행동대상을 추구할 수 있는 창의력과 야망을 키워야 할 것이다. 뉴욕타임스 기자가 쓴 "대당서역기" 책에서,"스타벅스에서 카푸치노 한 잔 마시고 있을 시간에 나는 현장법사의 발길따라 진취적인 모험을 떠날 수 있어 행복했다"는 글을 읽은 것이 화두가 되어,얼마전 나역시 고비사막과 천산산맥이 있는 돈황과 우루무치를 다녀왔다. 주말에는 6호선 전철을 타고 우리나라 대학 구내에 유일하게 있는 고려대 스타벅스를 찾아 카푸치노 한잔을 마시고 싶다. 스타벅스는 대학생들에게 트렌드 워처(trend watcher)의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