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재벌가엔 세대교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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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재벌가에 세대 교체가 본격화되고있다.
홍콩의 기적을 일으킨 재계 인사들의 나이가 대부분 70세 안팎에 달함에 따라 자식들이 속속 경영 전면에 배치되고있다.
대표적인 사람은 핸더슨 개발의 마틴 리(31)이사.마틴 리의 아버지인 부동산 재벌 리쇼키(李兆基.76)회장은 개인 재산이 63억달러(7조원)에 달해 미국 잡지 포브스가 세계 61번째 부자로 선정한 인물이다.
마틴 리가 아버지 회사에 입사한 것은 캐나다에서 대학을 졸업한 10년 전이지만 공식 석상에는 지난 7월 신규 개발사업 발표 행사때 첫 데뷔했다.
인프라 건설과 부동산 개발로 재벌이 된 고든 우(胡應湘.68)의 장남 토마스 우(31)는 지난해 처음 부친 회사 호프웰홀딩스의 등기 이사가 된 데 이어 지난달 기업설명회를 주최해 세대 교체가 이뤄졌음을 공개적으로 선포했다.
마카오를 도박의 도시로 만든 카지노 대부 스탠리 호(何鴻)의 위업은 장녀 펜시 호(41)가 물려 받는 분위기다.
홍콩 사교계의 꽃으로 불리는 펜시 호는 최근 미국 MGM미라지와 합작해 개인 지분 투자 형식으로 마카오에 대형 카지노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홍콩 재벌 2세가 처음 언론에 소개된 것은 세계 19번째 부자인 리카싱(李嘉誠.75)청콩그룹 회장의 차남 리차드 리(37)가 1990년 아시아 최초 위성방송 스타TV를 설립하면서부터다.
하지만 홍콩 재계의 전반적인 세대 교체는 리 카싱과 리 쇼키 등 홍콩을 대표하는 기업인 40명이 지난해 9월 자녀들을 데리고 베이징을 방문,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를 단체로 접견,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후 급물살을 타고있다.
당시 중국 언론들은 은퇴를 준비하고있는 홍콩 재벌 1세대들이 후계자들에게 본토 최고위층과 인맥을 쌓을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홍콩 재벌 2세들은 대부분 미국과 영국에서 유학하고 해외 근무 경험까지 갖춰 국제적 감각이 뛰어나고,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최고위층과 친분이 두텁다.
한 예로 토마스 우는 94년부터 3년간 일본 미쓰비시전기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해 일본어에 능통하고,스탠포드에서 MBA를 땄다.
홍콩은 시장 독점을 규제하지 않기 때문에 소수 재벌들이 경제를 장악하고 있으며,이 때문에 재벌 2세들의 부상은 홍콩 경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될 것을 예고하고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