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8천7백87원" 성매매특별법 제정을 주도한 여성부가 올해 성매매 여성 보호지원예산으로 확보한 62억원을 성매매 여성 33만명(형사정책연구원 추산)으로 나눈 액수다. 즉 올해 성매매 여성 1인에게 책정된 "보호지원비"라고 할 수 있다. 62억원도 자세히 따져보면 고정비가 절반 가까이된다. 전국 38곳의 지원시설,14개소의 현장상담센터 등을 운영하는데 28억원이 들어간다. 여성부는 성매매 여성에게 민형사 소송무료지원(1인당 최대 3백50만원) 의료비 지원(1인당 최고 3백만원) 직업훈련비용 지원(1인당 월50만원) 등을 약속하고 있지만 예산을 감안하면 과연 몇 명이나 이런 지원을 받을 지 궁금하다. 성매매 단속 한달여.많은 집창촌 여성은 갑작스런 생계수단 박탈에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제대로된 생계대책이나 자활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단속만 한다는 것. 지난 27일엔 부산 "완월동" 인천 "옐로하우스" 아가씨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완월동과 옐로하우스 지역을 탈(脫) 성매매 시범지역으로 선포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라"고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날 여성부는 "우선 지자체 등 관계기관을 통해 업주의 영업중단의사 등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며 "대책도 지자체 차원의 협의체 구성 및 자활지원계획 수립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특별법을 제정한 것으로 여성부는 할 일을 다했으며 나머지는 지자체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열린우리당이 "탈 성매매 여성"의 생계와 자활 지원을 위해 수백억원의 긴급예산을 편성,6개월간 기초생활수급자 수준으로 지원키로 한 것이다. 최근 성매매 단속에 대한 일부 언론의 논조가 이상하다는 여성부.언론의 논조만을 탓할게 아니라 성매매특별법의 파급효과와 이에 대한 지원대책을 제대로 마련했는지 한번쯤 돌아볼 일이다. 김현석 사회부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