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유령회사와 이름 뿐인 자산관리 회사들에 대한 규제를 소홀히 함에 따라 영국이 불법자금 돈세탁의 천국이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제투명성기구(TI) 보고서를 인용,"외국의 사법기관들은 돈세탁 가능성이 높은 자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영국 정부는 이같은 노력을 게을리 해 엄청난 규모의 불법자금이 영국에서 합법적인 자금으로 세탁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지브롤터 파이낸셜서비스 위원회의 마르쿠스 킬릭 의장은 "영국에는 기업 및 신탁재산 관리회사에 대한 규제법이 없어 불순한 의도를 가진 기업들이 런던으로 근거지를 옮기고 있다"며 "매년 영국에서 약 2백50억파운드의 자금이 세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산관리 서비스 회사를 가장한 범죄 집단이 영국을 돈세탁 장소로 이용하고 있는 것을 영국의 사법당국도 오래 전부터 알고 있다"며 "돈세탁 행위는 정당한 변호사와 회계사에 의해 수행되고 있으나 금융감독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TI 보고서는 외국 사법기관들이 시행하고 있는 규제 방안을 영국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기업은 단순히 돈세탁의 도구일 뿐이며 실제 불법행위는 자금 관리인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규제의 초점은 기업보다는 이를 운영하는 사람에게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