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리 인상] 국내 기업 긴축 강화로 매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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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과열 경기를 진정시킬 목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중국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온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국 시중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일제히 올리면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면서 한국 기업의 중국 수출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부 업계에서는 지난 4월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 시사로 촉발한 "차이나 쇼크"가 재연될 것을 우려할 정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중국 금리 인상이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칠 악영향에 주목하면서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나서면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내실 위주로 내년 중국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조치로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은 중공업 철강 자동차 등.지난 4월 중국의 긴축정책 발표이후 판매량이 급감한 굴삭기업계는 이번 조치로 판매부진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대우종합기계 등은 중국 긴축정책으로 월 4백~5백대 팔리던 굴삭기현지 판매가 2백대 정도로 뚝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 차입으로 중장비를 구입하는 사례가 많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판매 위축으로 그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철강 업체도 중국 특수가 잦아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와 INI스틸 등 주요 철강업체들은 긴축정책 이후 한풀 꺽였다가 6월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였던 철강 제품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는 포스코는 중국 경제 상황을 분석하면서 투자 계획의 타당성을 다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도 성장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 중국산업경제정책연구원은 올해 중국의 승용차 시장 규모를 2백75만대로 추정했으나 실제 판매 대수는 2백40만대를 밑돌 것으로 현지 자동차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중국의 자동차 성장세가 둔화되고 메이저 차 메이커간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고 내실 위주로 내년 판매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베이징현대는 소형 스포츠레저차량(SUV)인 투싼을 투입,내년에 올해보다 약 20% 가량 늘어난 18만대를 판매하는 쪽으로 사업계획을 마련중이다.
현대차는 특히 이번 금리 인상으로 판매상(딜러)들이 자금 운용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금융 환경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가전 업체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난을 걱정하긴 마찬가지다.
중국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30~4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금리 인상을 본격적인 긴축정책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삼성 관계자는 "올들어 중국정부의 긴축 정책에 발맞춘 위기대응 프로그램을 내부적으로 마련해둔 상태지만 금리인상 이후 나타날 각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이 문제"라고 우려했다.
LG도 중국 사업이 내수 보다는 수출 비중이 높아 단기적으로 큰 부담은 아니지만 현지 판매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 LG상사 등 종합상사들은 중국 경기위축으로 원자재 및 중간재 수출이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틈새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아이템 발굴에 나서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들은 중국 금리 인상이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중국 업체의 원재료인 폴리에스테르 생산이 많고 중국에 투자를 크게 늘려온 LG화학 등은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익원.정태웅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