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장ㆍ차관 정부혁신 추진 토론회'는 오전 9시에 시작,오후 3시 넘어서 끝난 마라톤회의였다. 1시간의 구내식당 점심시간에도 화제는 단연 혁신이었다는 참석자들의 얘기를 감안하면 국정의 최고위급 책임자들은 6시간 이상 정부혁신에 대해 열띤 논의를 벌인 것이다. 토론장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국무총리,전윤철 감사원장이 앞쪽에 자리잡았고 장관.차관.외청장,윤성식.이정우 위원장 등 85명의 고위 공무원들이 참석했다. 이밖에 청와대 수석.보좌관까지 배석했다. 바로 2주전 토요일,비슷한 시간의 사전준비가 효과를 낸 탓인가. 노 대통령은 토론회를 끝내며 "완벽한 결론에 이르지 않았지만 진행과정이 진지했고,실체있는 토론이었다. 성과관리와 평가제도가 보다 발전할 수 있도록 국가 평가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해달라"고 말했다. 회의 시작 때만해도 노 대통령은 "지금 우리 정부가 일류인가. 기업과 비교해서 정부의 일하는 수준이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질문을 던지며 "설사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계속 노력해야 하는데,만일 최고수준이 아니라면 가장 빠른 속도로 변화해나가야 한다"고 다그쳤다. 또 "우리(공무원들)는 서비스하는 사람이니 서비스에서는 최고가 돼야 하고 그 것은 의무"라며 "서비스는 최고로 하고 대우는 2급 정도로 받으면 그게 봉사 아닌가"라고도 말했다. 토론회가 끝날 때는 대안과 실천을 재촉한 노 대통령뿐 아니라 다른 참석자들도 대개 회의 내용에 흡족해 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정부혁신이 장.차관들의 잔치로만 끝나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중앙 높은 곳"에서 연일 각오를 다지는 사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주도의 일선 공무원들은 점심시간 민원실근무 거부운동을 펼친다. 또 지자체나 정부산하기관,공기업 등 다른 "낮은 곳"은 어떤가. 정부 내부에서조차 걱정은 태산같이 하면서도 이들 "혁신의 사각지대"는 사실상 손도 못대는 지경이 아닌가. 혁신운동의 고리는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가. 허원순 정치부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