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들이 학계를 앞세워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일부 경제학회의 경우 불과 수개월만에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기도 해 학계가 특정업체의 이해를 노골적으로 대변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서울대 경제연구소가 KTF의 후원을 받아 "이동통신 주파수정책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한국산업조직학회가 SK텔레콤의 후원으로 "이동통신시장의 미래지향적 경쟁정책"이라는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서울대 경제연구소가 연 세미나에선 정우기 청강문화산업대 교수가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는 8백MHz 대역 주파수를 KTF와 LG텔레콤이 함께 나눠가져야 한다고 주장, 파문을 일으켰다. 주파수 재배치는 KTF LG텔레콤 등 PCS사업자들이 끊임없이 요구해온 사안으로 SK텔레콤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이에 맞서 한국산업조직학회는 정반대의 주장을 내놓았다. 세미나에서 권남훈 건국대 교수도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에 따른 시장경쟁이 저해됐거나 이동통신시장의 쏠림현상이 존재한다는 실증적 근거가 약해 이것이 규제의 근거가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SK텔레콤의 입장을 대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업조직학회는 지난 5월 주최한 세미나에서는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이 심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제재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었다"며 "후원업체에 따라 주장이 오락가락하는 학회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