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좋다] 골프장 주변맛집 : '백김치 자매'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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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의 한일CC와 용인 프라자CC는 반찬으로 나오는 백김치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라운드를 마친 후 알맞게 숙성된 백김치를 아삭아삭 씹는 맛은 일품이다.
이들 두 곳의 백김치는 한 자매가 만들고 있다.
프라자CC에서는 이점순씨(64)가,한일CC에서는 그의 동생 이계순 과장(51)이 직접 만들어 낸다.
1975년 한양CC에서 근무하며 골프장과 인연을 맺은 이점순씨는 고 육영수 여사의 권유로 백김치를 만들게 됐다.
육 여사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맵고 얼큰한 것을 너무 좋아하니까 맵지 않은 김치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씨는 1977년부터 백김치를 만들어 주말마다 골프장을 찾은 박 대통령에게 내놨다.
이씨는 현재 프라자CC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 등에서 백김치를 상품화하자는 제안이 많았지만 "이대로가 좋다"며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이씨는 맛있는 백김치를 만드는 비결로 "숙성을 잘 하는 것과 간을 알맞게 하는 게 핵심"이라며 "가장 좋은 재료를 사용해 옛날 식으로 담근다"고 밝혔다.
두 자매는 김치를 담글 때 절대로 장갑을 끼지 않고 맨손으로 한다.
지난 1991년 한일CC 개장 때부터 근무해온 동생 이 과장은 언니에게서 백김치 만드는 법을 그대로 전수받았다.
동생 역시 골프장을 찾은 손님들로부터 함께 사업을 하자는 제안을 많이 받았다.
이 과장은 "몇년 전에 대구에서 온 한 손님이 자꾸 부탁을 해서 대구로 내려가 백김치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러나 그후 백김치가 오히려 이상하게 변형돼 나오는 것을 보고 다시는 외부에 백김치 만드는 법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철따라 김치를 다르게 내놓는다.
가을에는 고들빼기와 갓김치를,여름에는 양배추김치와 열무김치,봄에는 파김치와 오이소박이를 선보인다.
한일CC는 2년 전 백김치를 포장해 판매한 적이 있었지만 대량 생산에 한계를 느껴 지금은 팔지 않고 있다.
이 과장은 아무도 보지 않는 밤에 혼자서 김치를 담근다고 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