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그룹주가 증시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800~900선의 박스권에 머물면서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 주가가 주춤한 사이 금호 두산 동부 등 중견그룹 주가가 상대적으로 약진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1일 투자분석보고서를 통해 "그동안은 시가총액 상위기업을 갖고있는 4대 그룹이 증시를 이끌어온 반면 연말 증시에서는 중견그룹이 증시의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김동준 기업조사팀장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기업체질이 튼튼해져 실적 개선이 뚜렷해지고 △기업 인수·합병(M&A) 붐이 일 경우 1차적인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약진하는 중견그룹 주가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10월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조정기에 들어서면서 4대 그룹의 주가 상승률은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반면 금호 두산 동부 한화 등 중견그룹 주가 상승률은 올들어 9월 말까지 시장 평균은 물론 4대 그룹 주가에 크게 못미쳤지만 10월부터는 역전됐다. 김 팀장은 "4대 그룹 계열사들의 실적 증가세가 3분기에 크게 둔화된 반면 구조조정을 끝낸 중견그룹들은 실적 개선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 주요 이유"라고 풀이했다. 금호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는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에 힘입어 10월 이후 주가가 30% 이상 급등했으며 금호산업도 타이어부문 매각 등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턴어라운드 이미지를 심으면서 같은 기간 20% 이상 상승했다. 동부그룹 모회사인 동부건설은 그룹 구조조정에 따른 불투명성 해소에다 실적 호전까지 겹쳐 최근 한 달간 23% 가까이 주가가 뛰었다. 동부제강과 아남반도체도 그룹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10% 이상씩 상승했다. 이밖에 코오롱과 동양메이저는 같은 기간 19.6%,18.7%씩 올랐고,농심홀딩스도 7.0% 상승했다. ◆PEF 출범 앞두고 자산가치 부각 중견그룹 지주회사 가운데 세아홀딩스 두산 한화 영풍 동양메이저 코오롱 한화 등은 자사의 시가총액이 계열사(자회사) 보유지분가치에 턱없이 못미칠 정도로 저평가돼있다. 세아홀딩스의 경우 계열사인 세아제강 등에 대한 지분가치가 3천8백12억원에 달하지만 자사 시가총액은 7백45억원에 그치고 있다. 동양메이저도 계열사 보유지분가치가 자사 시가총액의 5배에 육박하고 있다. 코오롱과 두산도 시가총액이 계열사 보유지분가치의 절반을 밑돈다. 김 팀장은 "최근 들어 외국인들이 4대 그룹주에 대해 매도 우위를 보이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것과 달리 이들 중견그룹주는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자산가치에 주목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그는 특히 "오는 12월께 사모주식투자펀드(PEF)가 출범하면 자산가치가 높은 중견그룹주들이 M&A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관투자가의 매수세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