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들은 가전제품을 살 때 브랜드 명성(20%)보다는 품질(74%)과 저렴한 가격(58%)을 더 중시하며,최종 구매결정권은 대부분 아내에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국내 대표 전자업체인 삼성에 대해선 "믿음이 가고 애프터서비스가 좋은" 브랜드로,LG에 대해선 "여성적이며 사용이 편리한" 제품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리서치가 최근 전국 1천47가구의 10~50대 남녀 3천64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 전자제품 소비자 조사"에서 드러났다. ◆가전제품 보유 현황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PC는 거의 모든 가구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에어컨과 김치냉장고는 절반 가량만 갖고 있으며,디지털카메라(37%) 공기청정기(22%) DVD플레이어(21%) 홈시어터(7%) 보급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TV의 경우 여전히 전 국민의 68%가 '배불뚝이 TV'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완전평면 브라운관TV는 27%,프로젝션TV는 3%에 불과했다. PDP TV와 LCD TV 보급률은 1%에도 못미쳤다. 냉장고의 경우 값비싼 양문형냉장고 보유자가 급속도로 늘어 점유율이 전체의 22%로 올라선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일반 냉장고의 경우 5백ℓ대(36%) 용량에 50만∼99만원짜리(53%)가 주류를 이뤘고,양문형 냉장고의 경우 6백ℓ대(54%),1백20만∼1백59만원(44%)이 가장 많았다. 세탁기의 경우 드럼제품 보유율은 8% 수준.대부분 일반세탁기를 갖고 있다. 에어컨은 스탠드형 제품(54%)이 벽걸이형(40%)보다 많았으며 구입가격은 70만원대부터 2백만원대까지 다양했다. ◆나이 들수록 홈시어터 원해 소비자들은 앞으로 가장 갖고 싶은 전자제품으로 디지털 카메라(13%)를 가장 많이 꼽았다. 홈시어터와 노트북PC가 각각 12%로 뒤를 이었다. 반면 구매력이 높은 30대 이상에선 홈시어터를 가장 갖고 싶은 제품이라고 밝혔다. 공기청정기는 사지 않고 업체로부터 빌린 비중이 24%에 달했다. 임차료는 월 1만5천원에서 1만9천원 정도.휴대폰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63%가 1년6개월 전에 단말기를 바꿨다고 응답했으나,32%는 여전히 흑백 단말기를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84%는 TV를 매일 본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64%는 게임기 디지털카메라 등 외부기기를 연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DVD플레이어는 평균 1∼2주에 한번꼴로 사용한다. 홈시어터의 경우 영화감상(57%) 목적 만큼이나 음악감상(45%)을 위해 구입한 사람이 많았다. ◆구매 방식도 변화 소비자들은 전자제품을 살 때 가족이나 친구들의 추천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신문,TV광고가 뒤를 이었다. 유명모델이 나오는 광고보다 이미지 광고가 더 마음에 든다고 답했다. 쇼핑하는 방식으로는 전자제품 매장에서 가격 및 제품정보를 알아본 뒤 매장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45%로 가장 많았고,인터넷 등에서 정보를 탐색한 뒤 매장에서 사는 사람도 35%에 달했다. 가족 구성원 중에는 아내가 구매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가구의 64%가 'TV 브랜드와 모델 결정을 아내가 한다'고 응답한 것을 비롯 냉장고(91%) 김치냉장고(87%) 세탁기(92%) 에어컨(59%) 등 생활가전 위주로 아내의 결정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은 DVD플레이어(45%) 노트북PC(70%) 등을 고를 때 영향력을 행사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