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3일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모텔과 미용실 여관 등의 대출금 이자 연체가 늘어나고 신용카드 사용액이 감소하는 등 관련 업종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별로는 상호저축은행과 신용카드가 성매매방지법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이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정훈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성매매방지법 시행에 따른 금융여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12일 기준 숙박업소 여신은 12조7천88억원으로 9월말보다 0.3%(3백70억원) 줄어든 반면 숙박업 관련 대출이자 연체금은 6천8백39억원으로 15.6%(9백25억원) 늘어났다. 금융회사들이 숙박업계 대출을 꺼리거나 기존 대출금을 회수하고 있는 가운데 숙박업소들은 이자조차 제대로 갚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9월말 기준 숙박업계 연체 대출금은 1∼3개월 이자를 내지 못한 '요주의'여신이 5천5백81억원으로 지난해말(4천2백18억원)보다 32.3% 증가했고,3개월 이상 이자를 내지 못한 '고정이하'여신도 4천8백94억원으로 작년말(3천3백28억원)보다 47.1% 증가한 상태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숙박업계 연체 대출금이 급증한 가운데 9월말 이후 대출금 연체가 또다시 늘어나고 있어 대규모 신용불량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금융 업종별로는 서민금융회사로 분류되는 상호저축은행의 숙박업계 연체 대출금이 지난달 12일 1천6백12억원으로 9월말보다 2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 은행의 숙박업계 대출 연체금 증가율(13.5%)을 훨씬 앞질러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들은 이 기간 중 숙박업체들로부터 2백54억원을 회수,같은 기간에 1백16억원을 회수한 은행들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BC카드와 LG카드 두 회사를 통해 지출된 지난달 1∼20일 중 신용카드 사용액은 4조3천1백14억원으로 전달 같은 기간보다 5.2%(2천1백12억원) 증가했으나 여관 미용업 룸살롱 등 성매매방지법과 직접 관련된 서비스 업종의 카드 이용금액은 전월대비 29.6%(5백32억원) 감소했다. 신용카드 사용액 감소율을 업태별로 보면 안마시술소가 62.8% 줄었고 룸살롱 31.3%,유흥주점 29.4%,단란주점 18.3%,이용·미용실 17.8%,여관·모텔 14.8% 감소했다. 김정훈 의원은 "성매매방지법 시행으로 관련업종이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에 대한 금융회사의 여신이 부실화되지 않도록 건전성 지도와 함께 이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계보장 대책도 함께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