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도 '하이브리드' 물결..디젤보다 50% 열효율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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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에 이어 조선업계에도 '하이브리드' 바람이 불고 있다.
전기와 휘발유를 동시에 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만드는 조선사들이 기존 디젤엔진과 함께 전기를 이용한 추진방식을 도입하는 등 친환경 고효율 엔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최근 영국 BP사로부터 15만5천㎥급 LNG선 8척(옵션 4척 포함)을 수주하면서 '이중연료 디젤·전기(DF엔진·Dual Fuel Diesel Electric)' 추진기관 방식을 세계 최초로 도입키로 한 데 이어 삼성중공업 등 다른 조선업체도 하이브리드형 LNG선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DF엔진은 운송되는 LNG의 화물창고에서 자연증발하는 LNG를 연료로 쓰는 엔진을 하나 더 달아 벙커C유를 쓰는 기존 디젤엔진과 함께 두 가지 연료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특히 LNG 엔진은 발전기와 연결해 전력을 생산한 뒤 이를 전기모터에 전달,프로펠러를 움직이도록 해 유해배출가스량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자연증발하는 LNG를 활용함에 따라 DF엔진은 기존 스팀터빈 엔진에 비해 30%이상,디젤엔진에 비해 50% 이상 열효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삼성중공업은 핀란드의 바칠라 (Wartsila)엔진회사와 더불어 DF방식의 LNG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나 그동안 수주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발주 추진 중인 신규 LNG프로젝트에서는 기존 디젤엔진 외에 여러가지 추진방식이 평가되고 있어 DF엔진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항공기와 선박용 엔진을 전문 생산하는 영국 롤스로이스는 항공기 엔진에 적용되는 가스터빈 방식의 선박용 엔진을 개발,한국 조선업체를 상대로 판매에 나섰다.
이 방식 역시 LNG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해 구동하고 디젤엔진을 보조용으로 쓰도록 하는 이중연료 방식이다.
롤스로이스 관계자는 "가스터빈엔진을 갑판 위에 설치하게 돼 기존 LNG선에 비해 10%이상 LNG 적재공간을 늘릴 수 있다"며 "해운사와 조선업계를 상대로 가스터빈엔진 채택을 적극 권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대우조선해양은 기존 디젤엔진에 의한 추진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최근 기술의 발달로 증발해 버리는 LNG를 다시 액체상태로 저장할 수 있는 장치들이 개발되고 있다"며 "기존 중저속 디젤엔진으로도 충분한 열효율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