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꼬인 정국' 돌파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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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빙'의 접전 속에 투표가 실시된 미국 대통령선거가 국내 경색정국을 푸는 단초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의 갈등이 자체 협상노력이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해 해결의 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가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미 대선 결과는 당장 한반도 정세 및 북핵문제,한·미간 통상문제 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초미의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렇지 않아도 여야의 지루한 감정싸움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터에 급박한 외부환경의 변화는 정치권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막말 정국'이 자연스럽게 '미 대선정국'으로 옮아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현 파행정국을 돌파할 마땅한 카드가 없어 고심하고 있는 여야 모두 미 대선이 국회 정상화의 명분으로 작용하길 내심 바라는 눈치다.
'남북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이라는 명분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이해찬 국무총리가 유감표명을 하는 선에서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고 이번 주중에 국회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기획조정위원장은 2일 "미 대선이 정국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미 대선이 끝났는데도 국회가 계속 파행된다면 수수방관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도 "미 대선이 끝나면 북핵문제가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오를 것이며, 이럴 경우 한반도 위기상황을 막기 위한 공동의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국회에서 여야를 넘어 초당적으로 미국과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미 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열린우리당은 금명간 당내에 미 대선과 관련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한편 8일 외교부,10일 국방부,12일 통일부 등 관련부처와 잇따라 당정협의를 갖고 미 대선 이후 미 정책방향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 대선 이후 새 행정부의 한반도 전략 변화 등을 파악하기 위해 연내에 당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할 방침이다.
한나라당도 미 대선이 끝나는 대로 당 공식회의 등을 통해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 대응방안 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박진 의원 등 외교 통상 전문가들도 별도의 모임을 추진하고 있다.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국민생각'은 이날 미 대선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재창·홍영식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