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을 경영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시장의 강점과 특징을 이해하고 문화와 비즈니스 차이에 민감하면서도 개방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네드 반홀트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 회장은 2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를 글로벌경제 차원에서 바라보는 게 중요하며 미국 일각에서 미국이 곧바로 세계라고 여기고 행동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의 사업 중 67%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고 전체 사업관련 주문의 45%가 아시아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애질런트는 세계 각 지역시장의 경제·정치 상황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를 갖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홀트 회장은 이어 "기업은 기술과 시장,사회적 책임 등 다차원적으로 리더십을 갖고 사회를 선도해야 한다"며 "기업이 사회환원 활동에 앞장서면 직원들의 만족도와 자부심도 높아지고 시장의 믿음도 높아져 결과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애질런트는 각 지역의 지사별로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에선 직원들이 방과후 학생들에게 수학 과학 등을 가르치는 '애프터 스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에선 지난 30년간 50개 대학에 5천만달러 상당의 각종 계측 장비를 제공했다. 반홀트 회장은 또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되진 않았지만 현재 한국 내에 무선부품 디자인센터 설립을 고려 중"이라며 "이번 방한목적 중엔 한국정부 관료와 관련 기업인을 만나 연구개발(R&D)센터 설립 가능성을 알아보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애질런트는 이미 중국에 연구개발센터를 가동 중"이라며 "애질런트 전체 매출의 5%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시장에는 디자인센터를 설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홀트 회장은 이날 오후 정보통신부 광화문청사에서 진대제 정통부 장관, 박광태 광주광역시장 등을 만나 R&D센터 설립의 전단계로 '아·태지역 무선 R&D센터 설립과 생산시설 설립 검토'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양해각서에 따라 애질런트는 한국에 아·태 지역의 제품개발과 기술지원 허브 역할을 담당할 무선 연구개발 및 마케팅센터를 설립하게 된다. 또 광주광역시에 고휘도 발광다이오드(LED) 생산기지 설립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있는 애질런트 생산라인의 일부를 광주광역시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는 HP에서 분사한 다국적기업이다. 통신과 전자 관련 반도체와 계측기기, 생명과학 관련분야 등에서 지난해 61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