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2:53
수정2006.04.02 12:56
피터 코헤이 미국 UC샌디에이고대 국제대학원장은 2일 "부시와 케리 누가 당선되건 한국은 미국과의 통상협상에서 상당히 어려운 결정을 여러가지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헤이 교수는 이날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통령 선거 이후의 미국의 통상정책,어떻게 되나'를 주제로 열린 조찬 강연에서 "내년부터 미국 정부는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적극 나설 것이며,이 과정에서 한국은 솔직히 양보해야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예컨대 스크린쿼터 축소 또는 폐지나 농산물 개방폭 확대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북한 핵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한·미간 통상문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헤이 교수는 그러나 "미국의 새 대통령이 집권 초기에는 기존의 무역정책을 재검토하겠지만 그렇다고 자유무역 기조가 갑작스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리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공화당이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하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부시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소수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에서의 타협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미국계 다국적 기업들의 기업간 거래가 미국 교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활동을 제약할 수 있는 보호무역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누가 대통령이 되건 그리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민주당의 케리 후보가 당선되면 제조업 분야 강성 노조들의 요구를 일정 정도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 자동차 산업 등에 대한 보호무역조치가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케리 후보는 자국의 이익을 관철시키려는 노력을 하겠지만,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헤이 교수는 아울러 "앞으로는 안보와 무역간의 관계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수입품에 대한 검열을 강화할 경우 강력한 무역장벽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헤이 교수는 클린턴 행정부 당시 미무역대표부(USTR)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