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신형 쏘나타에 이어 신형 고급 세단이 속속 출시될 예정이어서 치열한 시장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 신차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엔진을 달고 최고급 편의사양을 추가,수입차와도 정면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일본 닛산 티아나를 베이스모델로 한 SM7을 다음달 내놓고 대형차 시장경쟁에 가세한다.


르노삼성은 SM7을 배기량 3천5백㏄와 2천3백㏄급 두 모델로 출시,30대 젊은 전문직 종사자에서부터 50대 대기업 오너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경쟁차종도 현대차 그랜저XG에서부터 기아차 오피러스를 포함,에쿠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설정했다.


GM대우차는 내년 2월께 GM의 호주 자회사인 홀덴사의 럭셔리 세단 스테이츠맨의 한국형 모델을 내놓는다.


2천8백㏄와 3천6백㏄ 두 가지 모델로 선보이는 스테이츠맨은 쌍용차 체어맨과 현대차 에쿠스가 과점하고 있는 대형차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GM대우 관계자는 "3천6백㏄급의 경우 호주 내 판매가격이 5천만원 안팎으로 에쿠스와 충분히 겨룰만 하다"며 "뒷좌석에 편의장치를 보강하는 등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차량 내부구조를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 상반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PPL(Product Placement) 마케팅을 실시,대중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다.


GM대우는 스테이츠맨 출시로 그동안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대형차 라인업을 보강하게 됐다며 상류층을 겨냥한 럭셔리 마케팅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년 4월 그랜저XG 후속모델 TG(프로젝트)를 출시한다.


도요타 렉서스 ES330을 경쟁차종으로 설정한 TG는 현대차가 북미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풀모델 체인지 차량으로 기존 그랜저XG와는 전혀 다른 차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3.3ℓ 6기통 신형 람다엔진을 장착,기존 엔진보다 최고 출력은 25%,연비는 5% 높였다.


수출용 차량에는 배기량 3천8백㏄엔진이 장착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의 주력 모델을 2.4로 한 단계 끌어올리면서 고급 대형세단에 대한 소비자의 안목도 높아진 만큼 품질과 성능,디자인 모든 면에서 외제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 메이커는 최근 고급 럭셔리 세단을 직접 운전하는 '하이오너'들이 크게 증가하는 시장 추세에 맞춰 배기량 2.5∼3.5ℓ 사이에 걸쳐 다양한 모델을 배치,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올들어 9월까지 팔린 배기량 3천cc 이상 대형 승용차 중 수입차 점유율이 7천4백여대로 40%에 육박하는 시장상황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되는 국산 신차들은 수입차에 뒤지지 않는 편의사양과 승차감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어 국내 메이커간 경쟁은 물론 수입차와의 시장 쟁탈전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