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美 대선] 美전역 투표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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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지도자를 뽑아 영광을 이어나가자(조지 W 부시 대통령)."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새 출발을(존 케리 후보)."
2일 미 전역에서 미국 대통령을 뽑는 유권자들의 투표가 시작됐다.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면서 이번 선거에 대한 미 유권자들의 관심은 유례없이 뜨겁다.
9·11테러때 남편을 잃었다는 뉴욕 거주 마기 밀러(55)는 "모든 선거가 다 중요하겠지만 이번 선거에는 내 생명이 걸렸다"고 말할 정도다.
2일 0시(한국시간 2일 오후 2시)에 처음으로 투표가 실시된 미 북동부 산골마을 뉴 햄프셔주 하트와 딕스빌 노치에서는 수분 만에 투ㆍ개표가 완료돼 조지 부시 대통령이 다수표를 확보했다.
하트에선 부시 대통령이 16표를,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14표를 각각 확보했다.
랄프 네이더는 1표를 얻었다.
딕스빌 노치에서도 부시 대통령이 19표,케리 후보가 7표를 차지했다.
◆미 역사상 최대 선거감시활동 전개=4년 전 법정에서 최종 당선자를 가려야 했던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수천명의 변호사들을 동원,선거 감시에 들어갔다.
털끝 만큼의 부정 행위라도 눈에 띄면 즉각 고발하겠다는 분위기다.
양당의 법률 싸움은 아이오와,오하이오,플로리다 등 여러 주에서 이미 시작됐다.
이들 주에서는 유권자의 합법성,전자투표의 정당성,부재자ㆍ잠정 투표 처리 등을 놓고 양당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미 정부도 긴장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선거감시단 1천90명을 25개주 86개 지역에 파견하기로 결정하고 그 규모를 4년 전보다 3배 이상 늘렸다.
◆흑색 거짓 선전 기승=두 후보간의 대선 경쟁이 예측 불허의 접전 양상을 보이며 양측의 흑색 거짓 선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시간주의 랜싱,디트로이트 등지의 시민들은 지난달 말부터 케리 후보가 집권하면 동성 결혼을 허용할 것이라는 익명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케리 후보는 물론 러닝메이트인 존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도 동성애자 결혼 허용에 동의한 적이 없다.
뉴저지주에서도 자신을 걸프전 영웅 노먼 슈워츠코프 장군이라고 밝힌 사람으로부터 "2000년 대선에서 나는 부시를 지지했지만 이번에는 케리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우리는 변화와 케리를 위해 투표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왔다는 시민들의 제보가 잇따랐다.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주 등에서도 아프리카계 흑인과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을 상대로 "투표일은 2일이 아니라 3일이다""교통 범칙금을 내지 않은 사람들은 투표권이 없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난무했다.
◆플로리다·오하이오에서 결판=이번 대선의 승부를 결정짓는 최대 접전 주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주로 압축되고 있다.
당초 경합지역으로 평가되던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21표)가 존 케리 후보 쪽으로 기울면서 이제 미국인들의 관심은 이들 2개 주의 '표심(票心)'에 집중되고 있다.
선거인단 27표와 20표를 각각 보유한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주는 대선 선거인단 5백38표의 과반수(2백70표)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승부처다.
이에 따라 양 후보 진영은 사상 최대의 유권자 동원 작전을 펼쳤다.
워싱턴포스트(WP)는 "두 후보가 수십만명의 자원봉사자와 유급 조직원들을 동원해 접전 지역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했다"고 보도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