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의 일부에 집중해야 하는 비디오게임이면서도 정보량이 많은 실시간 전략게임을 만든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X박스용 콘솔게임인 '킹덤언더파이어:더크루세이더스'의 개발자인 판타그램 이현기 게임개발실장은 "액션게임이면서도 실시간 전략게임이라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이 개발한 '킹덤언더파이어:더크루세이더스'는 제작기간 30개월에 4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온라인게임이 아닌 콘솔게임에 이만한 자금이 투입된 예도 드물다.
PC게임으로 45만장이나 판매된 킹덤언더파이어골드의 후속작인 이 게임은 주인공이 중세 전장의 한 가운데 있는 데서 출발한다. 이 실장은 로마시대를 배경으로 한 '글래디에이터'와 중세시대 전쟁영화인 '브레이브하트'에서 게임의 분위기를 따왔다. 중세의 전쟁사를 두루 탐독하면서 전투 부대의 움직임과 전력평가 방법을 창안했다. 예를 들어 스위스의 창병대에 관한 글을 읽고 전투부대의 밀집도를 전투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정하는 게임룰을 만들어냈다.
'킹덤언더파이어:더크루세이더스'는 게임시장에서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1개월도 채 안돼 X박스용 콘솔게임으로는 기록적인 1만장이 팔려나갔다.
또 지난 12일에는 미국에서 출시된 지 1주일 만에 게임스팟(www.gamespot.com)이 집계한 X박스용게임 주간판매순위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이 실장이 꼽는 킹덤언더파이어의 성공비결은 무엇보다도 쉽다는 것이다. 그는 "이 게임은 사실 실시간 전략게임에 가깝지만 처음 게임을 해본 사람은 액션게임으로 착각할 정도로 단순하다"며 "게임이 진행되면서 점점 더 복잡해지고 전략게임으로 바뀌지만 사용자들은 이미 게임에 적응돼 있어 상대적으로 쉽게 게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지금까지 3개 게임의 제작에 참여했다. 97년에 나온 PC 어드벤처게임 다이사이드(DEICIDE)의 디렉터와 그래픽 음악을 맡았고 99년 인터넷온라인게임 아크메이지의 그래픽과 디자인을 담당했다. 이번에 만든 '킹덤언더파이어:더크루세이더스'가 세번째다.
이 실장은 "최근 유행하는 일부 MMOPRG게임은 게임이라기보다는 커뮤니티서비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며 "기회가 된다면 진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열광시킬 수 있는 어드벤처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