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라인에도 '전자태그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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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에 위치한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연 1천2백만개의 자동차 타이어를 생산하는 이 공장은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RFID(전자태그)를 도입,생산성 향상은 물론 재고를 크게 줄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96년 금산공장을 세우면서 전격적으로 RFID를 도입했다.
당시 RFID는 국내에서 생소한 개념이었는 데도 재고관리를 위해 파격적으로 도입을 결정했다.
한국타이어의 정보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담당하는 자회사 엠프론티어의 양재혁 본부장은 "90년대 초 바코드 방식의 설비를 구축했으나 시스템 신뢰도에 문제가 있어 실패한 뒤 RFID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타이어는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등 원재료를 한국타이어 공장 내에서 부분품으로 가공,40여 가지 부분품에 대한 가공을 통해 완성된다.
RFID는 원재료의 1단계 가공을 거치면서부터 적용된다.
모든 부분품에 가공 지시와 작업자,작업날짜와 시간,부분품의 보관 장소,운반 일시와 운반할 장소 등의 정보가 들어 있는 RFID 태그가 장착된다.
태그가 부착되면 모든 공정과 지시가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이뤄진다.
부분품이 운반돼야 할 작업대와 부분품 보관 장소에 대한 정보가 태그에 저장돼 중앙통제실의 지시에 따라 자동으로 작업이 이뤄진다.
양 본부장은 "RFID를 도입한 지 8년이 지나서야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현장에 적합한 독자적인 RFID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서는 1백34kHz 주파수의 RFID를 사용하고 대전공장에서는 1백25kHz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양 본부장은 "처음부터 RFID 시스템 도입을 고려해 지어진 금산공장과 70년대 세워진 대전공장은 작업환경과 공간배치 등에 차이가 있어 환경에 맞는 주파수를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산공장에 있는 모든 운반장비와 공정관리 시스템에는 RFID와 안테나가 부착돼 있다.
공정관리 시스템에만 2만2천여개 태그가,운반지시 시스템에는 5천여개의 태그가 부착돼 있다.
태그에 입력된 정보를 읽어들이는 안테나는 각각 5백여개와 40여개에 이른다.
그 동안 RFID 시스템 구축에 1백억원을 투자했다.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은 RFID 시스템 도입으로 인력을 60%가량 절감했고 연간 1백50억원가량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재고는 실시간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장기 재고는 80%가량 줄었다.
예전에는 수작업으로 8시간 이상 걸렸던 재고파악 작업이 없어진 것이다.
그러나 타이어 완제품에는 RFID를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태그 가격이 아직 비싼 탓이다.
양 본부장은 "태그 가격이 개당 70∼80센트에 달해 완제품에 장착하기에는 원가 부담이 크다"며 "완제품의 유통 운반 등에 RFID를 활용하는 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서유통 전문업체인 북센은 올 6월에 문을 연 파주물류센터에 RFID를 적용,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도서가 물류센터에 도착하면 대량의 도서일 경우 팔렛에,소량일 경우 버켓(쇼핑센터의 장바구니 크기)에 옮겨져 운반,보관된다.
팔렛과 버켓에는 RFID 가 부착돼 있다.
하루 7만∼8만권의 도서가 RFID 시스템으로 입·출고되고 있다.
북센의 이중호 본부장은 "아직 초보 수준의 RFID를 적용하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정부 예산 지원 등을 통해 도서에 태그를 장착하는 등 시험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