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안전성이 뛰어나고 여러가지 기능을 한군데 모은 칩카드 사업을 서서히 재개하고 있다. 지난 2002년까지만 해도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며 칩카드 사업에 왕성한 의욕을 보였던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영난으로 한동안 관련 신상품을 선보이지 못했었다. 그러나 최근 칩카드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어 조만간 카드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칩카드 신상품 봇물 삼성카드가 최근 철도청과 제휴해 칩카드를 선보인데 이어 KB 신한카드 등도 LG정유와 제휴해 신상품을 내놓았다. 삼성카드는 최근 출시한 'KTX패밀리 삼성카드'를 앞으로 주차장 이용 고속도로 통행료 지불 등이 가능한 교통 관련 종합 카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삼성카드는 이번 제휴카드 발급을 위해 '시스템 구축 등에 50억원의 비용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체결했는데,최근 1년새 칩카드 관련 투자비용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액수 중 하나라고 업계는 설명했다. 카드회사들은 또 LG칼텍스정유와 잇따라 제휴를 맺어 칩기반의 신용카드를 속속 발급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이달 1일 제휴카드를 내놓은데 이어 KB카드도 최근 관련 상품을 내놨다. 카드사들이 LG정유와 잇따라 제휴를 맺는 것은 LG정유측이 칩카드 결제기를 전국 2천9백여개 주유소에 의욕적으로 설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비자카드 장성빈 부장은 "비자 및 마스타카드와의 협약에 따라 국내 신용카드사들은 오는 2008년까지 약 8천8백만장으로 추산되는 기존의 마그네틱 신용카드를 모두 칩카드로 교체해야 한다"며 "최근 들어 신용카드사의 경영여건이 호전될 기미를 보임에 따라 관련 사업이 재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별 전략 현대카드는 칩카드 발급과 관련된 인프라 구축과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올해에는 벌써 정보통신(IT) 및 e비즈니스와 관련해 3백30억원 정도의 투자가 이뤄졌다"며 "내년부터는 칩카드 발급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는 칩카드를 관리하는 종합관리시스템인 스마트카드 매니징 시스템(Smart Card Management System·SCMS)사업자로 하이스마텍을 지정하고 현재 SCMS 구축 1단계 작업을 진행중이다. 오는 12월 작업이 완료될 전망이다. 비씨카드는 이밖에 칩카드를 기존의 비씨카드 고객관계관리(CRM)과 연계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밴(VAN·카드승인 대행업체)사인 스마크로와 공동으로 비자인터내셔널로부터 국제 인증을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국내 칩카드 시장은 발급 이후 관리에는 신경쓰지 않은 채 발급에만 신경쓰는 게 문제"라며 "칩카드 선진국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선 국제표준에 맞는 거래환경 조성이 선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