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美 대선] (이모저모) 세계인이 숨죽인 '當落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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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 대선은 선거유세 과정에서 대접전을 펼친 것 만큼이나 개표 과정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출구조사 예측이 크게 빗나가면서 희비가 엇갈렸고,급기야 선거 당일에 당선자를 확정짓지 못하는 2000년 사태가 재연됐다.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잠정투표는 예상보다도 투표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용지가 모자라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한국인 임용근씨는 오리건 주의회 하원의원에 당선,4선에 성공했다.
초반부터 출구조사 빗나가
○…개표 과정은 숨막히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그비가 출구조사 결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압승이 예상된다는 예측을 내놓고 전날 월가 지표들이 '케리 승리' 쪽으로 기울었다는 보도가 나돌 때만 해도 행운의 여신이 케리의 손을 들어주는 듯했다.
하지만 막상 개표가 시작되고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여겼던 플로리다를 부시 대통령이 쉽게 차지하고 대부분 접전지역에서 우세를 보이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급기야 케리측이 '오하이오 잠정투표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는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승자 선언을 연장시켜놓았다.
세계기자들 플로리다로
○…2004년 정치적 혼란지였던 플로리다는 이번 선거에서도 여전히 주목을 끌었다.
미 전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수백명의 기자가 주도(州都) 탤러해시를 찾았고,심지어 아랍의 알자지라 방송기자까지 이곳에 도착,취재를 했다.
여기에 공화ㆍ민주 양당의 변호인단,선거감시요원,시민단체 관계자들까지 수천명이 몰려들어 플로리다가 이번 선거의 최대 접전지이자 관심의 초점임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결과는 부시의 낙승으로 끝났고 문제는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했다.
잠정투표용지 부족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미국 대선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잠정투표 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언론들은 1천3백개 선거구 중 50∼60곳의 선거구에서 잠정투표 용지가 부족,일부 투표자들이 투표를 못하거나 수시간 뒤에 새로운 잠정투표 용지가 도착한 후 투표를 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잠정투표 용지 부족사태는 오클랜드에서 특히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승자 독식제' 폐지 부결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었던 콜로라도주의 '승자독식제' 폐지안이 2일 부결됐다고 방송사들과 AP통신이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콜로라도주 주민들은 대통령 선거에서 최다 득표한 후보가 해당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를 폐지하고 전체 유권자 득표에 비례해 선거인단을 배정하는 제도를 즉각 시행하는 방안을 두고 투표를 벌였다.
네이더 변수 영향없어
○…소비자권리운동가인 랠프 네이더 녹색당 후보는 4년 전 얻었던 표들의 분산으로 부시ㆍ케리 대선구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네이더 후보는 대선 실패에도 불구하고 정경 유착에 대한 반대운동을 지속적으로 펴나가겠다며 향후 일정을 밝히기도 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