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국 대선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얻은 표는 지리적으로나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나 4년 전 대선의 판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정치와 유권자 성향의 양극화 현상이 고착되고 있는 셈이다. 후보 지지를 보면 당초 공화당주와 민주당주로 분류됐던 주들은 물론 선거 전 많게는 17∼20개였던 경합주 혹은 접전주들도 대체로 4년 전과 똑같은 색깔을 나타냈다. 유권자 개개인의 당파성도 더욱 강화됐다. 공화당원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92%는 부시 대통령을 찍었고 케리 후보는 민주당원 90%의 지지를 받았다. 사회 문화적 요인도 극명하게 갈렸다. 부시 지지자의 절반은 1주일에 최소한 한번 예배에 참석하는 반면 케리 지지자의 절반은 거의 교회에 가지 않는다. 케리 지지자의 4분의 3은 낙태 합법화를,부시 지지자의 60%는 낙태 금지를 주장한다. 부시 지지자들은 동성결혼은 안된다고 보지만,케리 지지자의 40% 가량은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세대차도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18∼29세 사이 젊은층에선 케리 지지도가 부시보다 13%포인트 높았다. 흑인 유권자는 여전히 9대1로 케리를 선호했고 부시는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도를 4년 전에 비해 5%포인트 높은 40%로 끌어 올렸다. 남성은 부시,여성은 케리를 더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