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 어려울 땐 그림생각이 안나서 울기도 했어요." 초등학교 여학생이 어려운 경제를 주제로 만화책을 펴내 눈길을 끈다. 창원시 웅남초등학교 5학년생인 정정은양(12)은 진주산업대 회계정보학과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아버지 정두식 교수(44)가 교재로 사용하기 위해 준비한 원고를 토대로 '아빠와 딸이 함께 엮어 본 재미있는 경제,금융,투자 이야기'(한솜미디어刊·8천원)를 최근 펴냈다. 평소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던 정양은 2년 전 여름방학 때 아버지가 정리하던 경제 교재용 원고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뒤 아버지의 제의로 본격적인 '경제 만화책' 제작 작업에 돌입했다. 정양은 세상을 아름답게 가꾼다는 뜻의 '아름이'를 주인공으로 하면서 '작은천사''모음이''저축이''예금이' 등을 등장인물로 내세워 풀어나가고 있는데,수 많은 컷을 직접 그렸고 일부 내용이 맘에 들지 않아 6번이나 수정작업을 거친 끝에 완성품을 내놓게 됐다. 정양은 특히 어려운 경제 전문 용어를 접하거나 그림이 잘 안되면 많이 울기도 했지만 끝까지 파고 드는 저력을 보여줘 대견스러웠다고 아버지 정 교수는 말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정양은 경제에 대해서는 중학교 3학년 이상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 학교 성적도 상위인 정양은 변호사나 의상디자이너가 꿈이지만 만화는 취미로 계속 그리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