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활동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중앙정부가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전공노를 1백여개 지방자치단체가 사실상 '합법적인' 단체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는 공무원노조를 인정하는 지자체에 대해 관련 공무원 징계는 물론 교부금 삭감 등 재정적 제재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양측간 마찰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4일 행정자치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공노와 단체협약(MOU)을 체결하거나 유급 노조 전임자를 묵인하고 있는 지자체가 전국 2백50곳 중 1백2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서울 강동구,경남 마산 등 35곳은 공무원 노조와 MOU를을체결했으며 특히 대구 서구,인천 남동구,경남 김해 등은 올 7월 MOU 체결금지조치가 내려진 이후 MOU를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 관악구와 성동구,경남 진주 등 76개 지자체는 유급 노조전임자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으며 이 중 강원도 강릉,태백 등은 MOU로 노조전임자를 공식 인정하고 있다고 행자부는 밝혔다. 일선 지자체들이 중앙정부가 불법단체로 규정한 공무원노조를 이처럼 공식기구로 잇따라 인정하고 있는 것은 중앙정부보다 지역 공무원과 주민들의 눈치를 더 살펴야 하는 지자체장들의 속성과 무관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공무원들과 마찰을 빚어 지자체 운영의 문제점이나 지자체장 개인의 허물이 드러날 경우 단체장은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한 관계자도 "최근 일부 지자체의 고위직 공무원들이 공무원노조에 성금을 낸 것도 이런 뒷사정이 있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행자부는 이에 대해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허성관 행자부 장관은 "지자체가 이달 말까지 전공노와 체결한 MOU를 파기하고 전임자 묵인행위를 시정하지 않으면 지방특별교부세를 삭감하거나 배제하고 또 정부 시책사업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공노와 MOU를 체결한 경상남도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 들어 1백여억원이 넘는 특별교부세 지급을 중단한 상태라고 행자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부는 또 전공노의 총파업과 관련,정부 방침에 소극적이거나 안이하게 대처하는 지자체에 대해서도 행정 및 재정적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