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건조하고 쌀쌀해지면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안구건조증 환자들은 평상시에는 눈물이 부족해 눈이 아프고 충혈되지만 찬바람이 불거나 자극을 받으면 보통 사람들보다 눈물이 더 많이 나오는 게 특징이다. 눈이 마르는 것을 막기 위해 한꺼번에 많은 양의 눈물을 내보내기 때문이다. 대한안과학회가 정한 '눈 주간'(7∼13일)을 맞아 안구건조증 증상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윤활유 기능하는 눈물이 부족한 병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말라 생기는 병이다. 안구건조증은 위험한 질병은 아니지만 완치가 어려워 관리가 쉽지 않은 병이다. 일본안과학회는 최근 1천25명을 조사한 결과 75%가 안구건조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정확한 통계 자료가 없지만 일본과 비슷할 것으로 전문의들은 예상한다. 자신이 안구건조 증상이 있다는 걸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눈물은 기본적인 눈물과 반사적인 눈물로 나뉜다. 기본적인 눈물은 항상 눈 표면에 일정량이 있으면서 △윤활기능을 하고 △세균 이물을 세척하며 △눈에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반사적인 눈물은 슬프거나 아플 때 등 눈에 자극을 받았을 때 흘리는 눈물이다. 안구건조증 환자는 기본적인 눈물이 부족하다. 윤활유가 없어 자극을 쉽게 받은 눈은 수시로 반사적인 눈물을 더 많이 흘리게 된다. 안구건조증은 안과용 현미경으로 눈물을 관찰하거나 여과지를 눈 밑에 붙여서 5분 동안 어느 정도 적셔지는지를 측정해 진단한다. ◆컴퓨터 오래 사용하는 직장인에게 많아 안구건조증 환자는 평소에 눈이 따갑거나 뻑뻑한 느낌이 들고 이물감,가려움,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바람이나 연기를 쐬면 더 아프고 자꾸 눈을 감고 싶으며 졸린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한 눈물이 없어 정상적인 굴절 작용이 안돼 시야가 흐려진다. 증상은 오후에 더 심해진다. 안구건조증은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거나 실내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직장인들에게 주로 발생하기 쉽다. 심각한 질환이 아니라고 여겨 방치했다가 눈에 상처를 입은 뒤 안과를 찾기도 한다. 비포장 도로를 달려 뿌옇게 된 자동차의 앞유리를 마른 상태에서 윈도와이퍼로 닦으면 미세한 먼지나 모래 등에 의해 유리에 상처가 생기는 것처럼 건조한 눈을 깜박이면 각막에 상처가 생길 수 있다. ◆식염수 대신 인공눈물 넣어야 안구건조증을 완화시키는 간편한 방법은 모자라는 눈물을 인공눈물로 보충해 주는 것이다. 인공눈물은 규칙적으로 자주 넣는 것이 좋으며 불편할 때만 넣으면 효과가 덜할 수도 있다. 인공눈물은 눈물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이 아니고 부족한 눈물을 보충해 주는 것이므로 증상이 좋아져도 의사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 식염수는 눈을 잠시 적셔주는 효과가 있을 뿐 눈물의 중요 성분을 씻어내므로 좋지 않다. 인공눈물을 넣는 것만으로 나아지지 않는다면 눈물이 정상적으로 빠져 나가는 구멍인 눈물점을 막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레이저나 전기소작으로 눈물점을 막았으나 원상회복이 어려워 최근에는 녹지 않는 실리콘 재질의 마개를 삽입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도움말=최우정 강남예안과 원장(www.yeeye.com) --------------------------------------------- [ 안구 건조증 예방법] -하루 8~10컵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 -일정한 시간마다 인공눈물을 넣은 뒤 눈을 깜박거려 눈물을 눈 표면에 골고루 퍼지게 한다. -50분정도 컴퓨터 작업을 한 후 10분 정도 쉰다. -컴퓨터 화면의 높이를 눈보다 낮춘다. -세수나 머리를 감을 때 비누나 샴푸가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담배연기는 눈을 건조하게 하므로 담배피는 사람 옆에 가지 말라. -눈에 식염수를 넣으면 안구가 마르는 것을 막는 눈물의 지방성분을 없애므로 식염수를 피한다. -창문을 열고 운전할 때 바깥 바람이 눈에 닿는 것은 좋지 않다. -비행기 안은 습도가 낮고 건조하므로 인공눈물을 수시로 넣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