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면접시험장.지원자에게 "북한 미녀응원단이 서울에 왔다. 그들을 고용한다면 어떤 사업을 하겠는가?"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짧은 침묵 후 "도우미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각 분점 홍보이사로 쓰겠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면접관은 흡족한 듯 '긍정적' 사인을 평가란에 남겼다. 그러나 구직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이런 질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구가 종말을 맞았다. 새 행성으로 가는 우주선엔 한 명만 더 태울 수 있다. 어머니 아내 자식 중 누구를 택하겠는가?" "당신을 고용해야 하는 이유는?" "백두산을 제주로,한라산을 함경도로 옮겨라…" 몇 년 전 다국적 컨설팅사 등에서부터 불기 시작한 소위 '압박면접''황당면접' 바람.박사·MBA 출신을 비롯한 '슈퍼스타'의 대거 지원,한때 인재 보증서로 통했던 추천서 인플레 시대에 뽑아든 새 카드들이다. 지원자의 순발력 창의력 판단력을 짧은 시간에 종합적으로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들어 급속히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일류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인재를 뽑을까?'(존 카도 지음,심태호 외 옮김,일빛)는 전 세계 채용 담당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브레인티저(풀기 곤란한 문제)·퍼즐을 모아 놓은 신간이다. 1백50여 가지 인터뷰 사례를 통해 회사가 원하는 인재로 자신을 증명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실생활 응용 문제,계산과 추리 퀴즈,비즈니스 케이스 등 면접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따끈따끈한' 내용들이 많다. MS(마이크로소프트)에서 자주 물어보는 '맨해튼의 공중전화 숫자''맹인을 위한 조미료 선반 설계' 부분을 읽다보면 '인생의 문제 해결' 과정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재미있는 함정'도 많다. "20피트 깊이의 우물 안 달팽이가 매일 낮 5피트 올라가고 밤엔 4피트 미끄러질 때 며칠 만에 탈출하나?" 답은 20일이 아닌 16일이다. 4백80쪽,1만8천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