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의 단기 이동평균선이 중장기 이동평균선보다 높아지는 정배열 현상이 나타나 향후 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 이동평균선을 아래에서 위로 강하게 상향돌파하는 단기 골든크로스가 전날 발생했다. 이에 따라 차트상 당일지수,5일선,20일선,60일선,120일선이 위에서부터 차례로 정렬되는 이동평균선 정배열 현상이 나타났다. 이같은 정배열은 일반적으로 상승 흐름이 구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종합주가지수뿐 아니라 종목별로도 주가,5일선,20일선이 위에서부터 차례로 정배열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 25일 2백4개였던 정배열 종목 수가 4일엔 3백64개로 1백60개나 증가했다. 반면 역배열 종목은 1백69개에서 1백53개로 감소했다. 상승 추세를 굳혀가는 주식이 늘었다는 뜻이다. 기술적 지표의 이같은 정배열 현상은 해외 증시의 상승 움직임과 맞물리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호전시키고 있다. 미국 유럽 아시아의 주요 증시는 최근 연중 최고점이나 전고점 근처를 고공비행 중이다. 실제 미국 다우지수는 4일 10,314로 마감돼 저항선으로 불리던 10,250을 뛰어넘었다. S&P500지수도 올들어 지속된 1,060∼1,150의 박스권을 돌파하며 1,161로 치솟았다. 또 나스닥은 1월 2,153으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완연한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 영국 프랑스 독일증시도 연중 고점 돌파를 시도 중이며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증시 역시 상승세에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같은 장밋빛 전망이 구체화되기에는 시장에너지가 아직 부족하다는 관측이 강하다. 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5일선과 20일선이 모두 상승하는 과정에서 단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해야 하는데 지금은 20일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 골든크로스의 의미가 반감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의 매수에너지를 나타내는 NBP(Net Buying Power)도 10월 이후 횡보세를 거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상승 추세로의 완전 복귀를 확인하기 위해선 거래량 증가가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윤지호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주가는 거래량의 그림자란 말처럼 거래량 증가현상이 수반돼야 하는데 아직 징후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날 증시가 저항선인 860선을 넘을 때 마다 매물공세에 시달리며 밀리는 모습을 보인 것도 거래량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양창호 현대증권 연구위원도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금처럼 2조원선에 머문다면 860대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타고 있지만 시장에너지가 그리 강한 것은 아니다"며 "거래대금이 3조원 안팎에 달해야 제대로 된 랠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