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가 살아나기는커녕 갈수록 부진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부동산업과 학원업 등 대부분 서비스업종이 최악의 부진을 보였고 대표적 소비지표인 소매업은 20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이로 인해 지난 3·4분기(7∼9월) 중 전체 서비스업 지수는 분기별 증감률이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00년 이후 첫 감소세를 나타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비스업 활동지수(부가가치 기준)는 전년 동월 대비 0.8% 줄어,3개월째 뒷걸음질쳤다. 이로써 지난 3·4분기 서비스업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지난 9월 중 도·소매업 지수가 1년 전에 비해 1.3% 감소,3개월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이중 체감경기 잣대인 소매업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 작년 2월(-6.4%) 이후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내구재소비가 위축되면서 가정용 기기와 가구가 9.4% 줄었고 종합소매업(-3.6%)과 홈쇼핑 등 무점포업(-3.3%)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의 연이은 투기억제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도 꽁꽁 얼어 9월 중 부동산업 지수는 1년 전에 비해 5.8%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폭은 서비스업 통계를 잡기 시작한 지난 99년 1월 이후 가장 큰 것이다. 교육방송(EBS) 수능강의로 직격탄을 맞은 교육서비스업도 마이너스 8.4%를 기록,지난 3월(-2.1%)부터 7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고 이 가운데 학원업은 13.5%나 줄어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어지간해선 꺼지지 않는 '사교육 열기'도 장기불황에는 두 손을 드는 양상이다. 이 밖에 오락·문화·운동관련 서비스업도 2.2% 줄어 7개월 연속 감소했고 잘 나가던 영화·방송·공연산업도 작년 8월(-0.9%) 이후 처음으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9월에 추석이 끼어 있었지만 놀러 갈 분위기는 아니었던 셈이다. 운수업과 숙박업 등이 플러스를 기록하긴 했지만 이마저도 작년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 등으로 인한 '반사 효과'라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