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등 금융상품 투자에 치중했던 국민연금기금이 도심빌딩 등 민간 부동산과 도로?항만과 같은 민자SOC(사회간접자본) 개발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연금기금의 부동산시장 투자 확대를 통해 1백28조원(9월말 기준)에 달하는 기금의 수익성을 높이고 국내경기부양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등 다양한 정책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과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투자는 시기상조이고 SOC투자는 정치적으로 동원될 수 있다는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어 투자가 늘어날수록 논란도 가열될 전망이다. 5일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기금이 교보생명 삼성생명 대한생명과 함께 리츠 방식으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데이콤 빌딩을 매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 강남구 역삼동 국민카드 사옥(8백억원)을 사들인 이후 두번째 부동산 투자다. 국민연금 등은 1천억원 규모의 기업구조조정용 부동산투자회사인 '코크렙5호 CR리츠'의 발기인으로 참여,이 빌딩을 매입했으며 이 가운데 4백억원(자본투자 2백억원,ABS 투자 2백억원)을 투자해 최대지분을 갖게 됐다. 교보생명은 3백억원,삼성생명 대한생명은 1백50억원씩을 투자했다. 투자자는 6개월마다 지분비율에 따라 배당을 받게 되며 부동산을 처분하면 투자원금을 회수하게 된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오피스 임대료 등 연간 수익률이 9.84%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인 만큼 시장변동성의 영향을 적게 받는 대형빌딩 위주로 투자하되 해외로도 투자범위를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투자회사인 론스타가 매물로 내놓은 강남 테헤란로의 대표적인 상업빌딩인 스타타워도 국민연금의 '투자관심종목'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기금운용팀측은 "매물가격(1조원대)이 너무 높다"고 밝혀 가격협상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국민연금은 울산컨테이너 터미널사업에 6백29억원을 투자하기로 한데 이어서 서울-춘천고속도로(국민연금 2천억투자계획)인천공항 제2연육교(2천억원)인천공항-서울연결전철(3천억원)부산신항만 북부두(1천8백억원)등 15개 민자유치사업에 2조9천억원을 투자키로하는 'SOC투자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순천향대 김용하 교수는 "기금의 투자다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부동산시장 참여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일본의 경험에서 보듯이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부동산 투자리스크가 금융투자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IMF이후 외국계 자본이 국내 알짜부동산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토종자본을 대표해서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미국 캘퍼스등 유수 연기금들도 부동산에 약 6%를 투자해 놓는등 부동산은 연기금의 적절한 투자처"라고 반박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