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내 각 계파의 세확장을 위한 물밑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내년 3월로 확정되고, 이를 위한 대의원 확보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양대 계파인 당권파와 재야파, 그리고 중간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개혁당그룹과 친노그룹 등이 내부 결속을 다지며 세확장에 가속도를 내고있는 것이다. 당내 중도.보수를 표방한 `안정적 개혁을 위한 모임(안개모)'가 지난 주 닻을 올리면서 계파간 조기경쟁에 불을 댕긴 형국이다. 이들 계파 가운데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김근태(金槿泰) 복지부장관을 정점으로 한 재야파다. 당내에서는 장영달(張永達)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국민정치연구회(국정연)와 당밖에선 한반도재단이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재 42명의 의원이 참여하고 있는 국정연은 지난 3일 모임을 갖고 청와대 정무비서관 출신인 문학진(文學振) 의원을 새 사무총장에 내정했으며, 한반도재단은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의 직계 후배인 문용식 나우콤 대표를 사무총장으로 영입해 외곽에서 세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김 장관의 한 측근 의원은 "우리쪽 의원 1명이 다른쪽 의원 10명을 끌어들인다는 목표를 정하고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실적은 당내 과반수(76명)에 10여명 정도 모자란 상태"라고 주장했다. 재야파의 세확산 기류를 의식한 듯 당권파도 최근 바른정치모임을 중심으로 활동을 재개하는 등 내년 전대에 대비해 결속을 다지고 있다. 당내 `하나회'로 불리는 바른정치모임은 5일에는 이강래(李康來) 회장을 비롯해 정장선(鄭長善) 전병헌(田炳憲) 민병두 채수찬(蔡秀燦) 최성(崔 星) 노웅래(盧雄來)의원 등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만찬 회동을 갖고 결속방안을 논의했다. 전병헌 의원은 "그동안 너무 안 모였다는 얘기가 있어서 자주 모이기로 했다"고말했다. 이들 중 일부는 내주 정동영 장관과 만나 당내 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양대 계파 외에 나머지 3대 그룹도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유시민(柳時敏) 의원이 이끄는 개혁당그룹은 이달 중순 자신들이 주축이 된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 워크숍을 열고, 문희상(文喜相) 유인태(柳寅泰) 의원 등 청와대 및 관료 출신 40여명이 참여한 `일토삼목회'는 6일 충주에서 친목대회를 열었다. 일토삼목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신의정연구센터의 이광재(李光宰) 서갑원(徐甲源) 의원 등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 그룹도 내주 모임을 가질예정이다. 참정연의 대표간사인 유기홍(柳基洪) 의원은 "전당대회 문제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초 발족한 안개모도 "최대한 행동을 자제하겠다"는 출범 당시 입장과 달리 최근 유재건(柳在乾) 회장이 4대 입법에 대해 "급하게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등 제목소리를 다시 낼 태세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구당 성격을 띤 지역협의회 준비위 구성이 이달말 완료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기간당원을 모집하는 지역협의회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가 내년 당권의 향배를가를 수 있다는 게 각 계파의 판단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모집 목표인 30만에서 현재 4만명의 기간당원을 확보했지만 다수 지역의 의원들이 당원을 확보해놓고도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이미 지역구내 당원확보 경쟁은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진 상태"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