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가치가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당 1.2974달러까지 내리다 소폭 반등,1.296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월18일의 사상 최저치(유로당 1.2930달러)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로써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한달 만에 5%,연중 최고치에 비해서는 무려 8.3%나 하락했다. 달러는 이날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백5.58엔으로 마감,6개월 만의 최저치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10월 중 미국의 고용 통계는 호조를 보였지만 달러화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의 무역 및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된 데다 유로화 강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의 발언이 달러 하락세를 부추겼다. 독일 웨스트LB의 외환 전문가 마이클 클로위터는 "헤지펀드 연기금펀드 뮤추얼펀드 등이 모두 달러를 팔고 있다"며 "달러화는 곧 유로당 1.3달러대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HSBC홀딩스의 통화 전문가 데이비드 블룸은 "상당히 긍정적인 미국의 고용지표가 나왔지만 이것이 달러화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달러화에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다. 한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자 달러에 대한 대체 투자 수단으로 여겨지는 금 값은 급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이날 금 선물 12월물 가격은 온스당 4백34.30달러로,88년12월 이후 16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