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GSM폰시장 '닫힌문아, 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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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국 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휴대폰 시장을 사실상 닫아 놓고 있어 한국 업체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한국에서 기술을 배워야 하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에는 문을 열어주면서도 시장 규모가 큰 유럽식(GSM) 휴대폰 시장은 진입장벽을 허물지 않고 있다.
중국 휴대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입망권(入網權)'이라 불리는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는데 GSM의 경우 중국 정부가 입망권을 내주지 않고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팬택은 최근 중국에서 CDMA 휴대폰을 자사 브랜드로 판매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이 회사는 사업권을 따기 위해 지난해 중국 다셴그룹과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연산 3백만대 규모의 공장도 지었다.
그러나 GSM 라이선스를 따기 위한 작업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해 중국에 진출한 SK텔레텍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중국의 다탕텔레콤 신장톈디 등과 제휴해 자본금 2천5백만달러 규모의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다탕텔레콤이 이미 CDMA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명의 이전만 끝나면 SK텔레텍은 사실상 라이선스를 확보한다.
그러나 연내에 따낼 것으로 예상했던 GSM 라이선스는 연말이 임박한 지금도 별다른 진전이 없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업체라고 다를 게 없다.
LG전자는 중국 CDMA 시장에 지난 2002년 초 자체 브랜드로 진출했다.
그러나 GSM 시장에서는 지난 5월에야 간신히 'LG-랑차오'라는 공동 브랜드를 갖게 됐다.
LG전자 관계자는 "내년에는 GSM에서도 'LG' 브랜드를 사용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으나 생각보다 시일이 많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CDMA 시장에는 지난 2001년 선전에 합작법인을 세워 일찌감치 자체 브랜드로 진출했다.
하지만 GSM 사업은 '조건부 라이선스'를 가졌을 뿐이다.
톈진 생산법인에서 GSM폰을 만들어 수출하는 대가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일정 물량을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을 따름이다.
한국 업체 중 정식 GSM 라이선스를 보유한 업체는 VK가 유일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CDMA에 대해서는 합작법인을 세우면 중국 정부가 대부분 라이선스를 내주지만 GSM은 곧 내줄 것처럼 굴다가도 뜸을 들인다"며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최근 '라이선스 제도가 곧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유화적 제스처에 불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휴대폰 시장은 올해 6천9백만대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GSM 시장이 6천만여대로 CDMA 시장(8백20만대)의 7배에 달한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