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민주당,자민련 등 야4당은 8일 일제히 정부와 여당이 추진키로 한 '한국판 뉴딜'정책을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야4당은 연기금 등의 사회간접투자(SOC)에 대해 "국민들의 곳간을 터는 행위,제2의 공적자금 투입 행위"라고 공격했다. 이에따라 기금관리법,민자유치법,국가건전재정법 등 관련법안의 국회심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제2의 공적자금 투입'=야당이 반대하는 가장 큰 논리는 가뜩이나 부실한 연기금을 SOC 투자에 활용할 경우 더욱 부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 의장은 "많은 연기금이 부실 상태이고 공기업도 빚 투성이"라며 "이런 연기금과 공기업 자금을 엉터리 사업에 계획없이 집어넣겠다는 것은 국민들의 곳간과 금고를 터는 행위이고,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국민들의 마지막 종잣돈을 털어 큰 판을 벌이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최경환 제4정책조정위원장은 "재정적자 확대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꼴로 가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한나라당은 연기금의 SOC 투자문제를 정치 쟁점화할 태세다. 민주노동당은 '한국판 뉴딜'에 대해 "국민의 복지와 직결된 연기금을 투기에 동원하려는 '새로운 거래(new deal)'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효석 정책위 의장은 "재정지출 확대는 일시적으로 경제적 고통을 완화시켜주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자민련도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정책"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홍재형 정책위원장은 "정부 여당은 막힌 돈의 흐름을 뚫기 위해 연기금을 수익성과 안전성이 있는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의도"라며 반박했다. ◆투자 여건 마련이 중요=야당은 일시적인 경기 대책보다는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우선적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대변인은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반시장적 정책'부터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재정확대보다 감세와 규제완화 쪽으로 정책방향을 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김 의장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선 정부의 지출보다는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영식·박해영·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