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들은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정부가 환율변동의 속도와 폭을 조절해주거나 적극적으로 환율방어에 나서 줄 것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수출기업 3백2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8일 발표한 '최근 환율하락의 영향과 전망'에 따르면 원화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이 68.2%에 달했다. 반면 '일시적 현상'이라는 응답은 31.8%에 그쳤다. 올해 최저 환율에 대해 44.3%가 1천1백원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며,1천1백원 밑으로 갈 것이라는 기업도 28.6%에 달해 환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72.9%나 됐다. 내년 평균환율 전망치는 1천1백25원50전으로 최근의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면 대부분 기업들의 내년 채산성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이 1천1백원까지 떨어질 경우 50.5%가 '감내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55.9%는 환율 하락분을 수출가격에 전혀 전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수출물량도 평균 13.6%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 중 59.2%는 환율 급락에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중소기업의 경우에는 73.8%가 별다른 대응방안을 갖추지 못해 대기업(25.0%)과 큰 차이를 보였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