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주가 '누르기 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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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8일 14포인트 하락,846선으로 떨어졌다.
환율하락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원.달러환율은 1천1백5원30전으로 추락,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1천1백4원40전)에 근접했다.
환율하락은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물론 원가 부담이 줄어드는 항공 운수 음식료업종은 원화 강세의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 업종은 큰 타격이 예상돼 증시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강해지고 있다.
◆업종별 엇갈리는 명암
원·달러 환율 하락은 IT와 자동차업체에는 직격탄을 날릴 전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내년 평균 환율이 달러당 1천50원으로 떨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달러당 1천1백79원을 기준으로 한 당초 예상치보다 8.3% 적은 7조3천4백50억원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1조53억원으로 25%,현대자동차는 1조9천10억원으로 10.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외화표시 부채가 많고 원유가 부담이 큰 대한항공은 3백50억원으로 예상됐던 순익 규모가 5천1백60억원으로 불어나 1천3백74% 급증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도 3백63% 많은 2천6백90억원,한진해운은 69% 늘어난 6천2백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CJ의 순이익은 원재료 수입 비용 감소로 당초 1천8백30억원에서 1천9백70억원으로,농심은 1천6백40억원에서 1천7백4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식음료업종도 수혜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개별종목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화 강세의 수혜주로 꼽히는 철강,음식료,항공 해운 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을 권유하고 있다.
◆추가 조정 가능성 배제못해
과거에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외국인 자금이 시장에 유입됐다.
환차익이 발생해 환율과 주가 모두 수익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달러 약세가 경기 하강 국면에 나타나고 있는 점이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형 펀드가 경기 둔화를 우려,주식 보유 비중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한다면 시장의 추가적인 조정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내부적으로도 증시 반등의 계기를 찾기가 쉽지 않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당장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원고(高)로 수출 기업의 채산성이 떨어지는 데다 미국시장의 침체로 수출 물량 확대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통상 압력을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조정의 기간은 길지만 낙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에서 조만간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주변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상승폭 또한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