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해외 주식 및 채권투자를 대폭 확대키로 하자 외국계 자산운용회사들이 이에 대한 위탁계약을 따내기 위해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해외주식 위탁운용사를 3개사에서 6개사로 늘린데 이어 8일 퍼시픽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골드만삭스애셋매니지먼트,웨스턴애셋매니지먼트 등 3개사를 해외 채권 위탁운용사로 선정했다. 국민연금은 일단 이들 회사를 통해 3천3백억원(3억달러)어치의 미국 국채 등 해외채권을 사들인 뒤 위탁규모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해외채권 투자규모를 올해 4조원에서 내년에는 5조원으로 늘릴 방침이며 이들 해외자산운용사의 성과가 좋을 경우 내년 위탁투자 규모를 3조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해외투자에 나서기로 하면서 위탁계약을 따내기 위한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물밑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지난 9월 삼성전자 SK㈜ 등 국내 대기업 CEO들을 국내 호텔로 불러 면접했던 세계적인 자산운용회사인 미국 캐피털그룹의 고위 간부조차 최근 국민연금을 직접 방문,투자위탁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시장에서 채권 위탁투자 수수료는 0.15∼0.4% 수준으로 1천억원의 위탁계약을 수주할 경우 최대 4억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현재까지는 국민연금의 해외 위탁투자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앞으로 투자규모를 크게 확대해나갈 방침이어서 해외 자산운용사들의 '러브콜'이 잇따를 전망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