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34살 연하 부인 수하 아라파트(41)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라파트의 인공호흡기를 뗄 결정권을 가진 유일한 사람이자 막대한 유산의 상속권자이기 때문이다. 남편의 병세에 관한 언론 브리핑도 일일이 그의 간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경을 헤매는 아라파트 수반과 작별을 고하기 위해 수많은 인사들이 병원을 기웃거렸지만 번번이 그에 의해 대면을 거절당했다. 오랜 기간 별거로 전혀 얼굴을 보이지 않았던 그가 갑자기 남편의 병상을 지키고 있는 이유는 막대한 유산에 대한 욕심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스라엘 신문들은 수하가 수백만달러의 유산 상속권과 연금 지급 보장을 자치정부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유한 가톨릭 집안 딸인 수하는 아라파트 수반의 경제보좌관이던 지난 90년 극비리에 아라파트와 결혼식을 치렀다. 이슬람으로 개종한 그는 95년 외동딸 자흐와를 낳았다. 수하는 화려한 취향과 염색한 금발에 수시로 튀는 발언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항상 골칫거리였다. 한번은 이집트 신문과의 회견에서 남편이 보석을 사주지 않고 독신처럼 생활한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