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ㆍ작가회의)는18일 창립 30주년을 맞아 가수 이미자 씨와 김민기 씨, 연극인 백성희 씨, 만화가고우영 씨를 `민족문학과 함께 해온 문화예술인'으로 선정해 우정상을 수여하기로했다. 또 지난 30년간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잊을 수 없는 도움을 준 홍성우 변호사,소병훈 전 이삭출판사 사장, 송수남 화백, 소설가 김원일 씨 등 8명에게 감사패를주기로 했다. 작가회의는 18일 오후 4시 효창공원 백범기념관에서 `우리가 간직함이 옳지 않겠나'라는 제목으로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면서 이들에게 시상할 예정이다. 기념행사의 총감독을 맡은 김정환 시인은 9일 "작가회의가 그동안 문화예술인들로부터 여러 모로 도움을 받았지만 따로 고마움을 표시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이미자 씨는 30여 년 간 대중가요계의 정상에 있으면서도 스타라기보다 가난한 이웃들의곁에 있어온 가수여서 우정상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평생 연극인으로 외길을 걸어온 백성희 씨, 작가회의와 비슷한 세월동안 의식있는 문화운동을 펼쳐온 김민기 씨, 시대에 대한 풍자와 문학적 성취가 뛰어난 만화작품을 발표해온 고우영 씨도 `민족문학과 세월을 함께 해온 문화예술인'으로 선정돼우정상을 받게 됐다. 시인 이시영 씨와 소설가 공지영 씨가 진행할 기념행사는 작가회의 소속회원 가운데 최고령인 김규동(81) 씨와 최연소인 김보영(23) 씨가 개최선언을 하고, 신용묵이영주 등 1974년생 시인들이 작가회의의 나아갈 길을 밝힐 선언문 낭독, 노래를찾는사람들(노찾사)과 춤패 불림 등의 공연으로 이어진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이 참석해 노무현 대통령의 축하말을 전하고, 베트남 소설가 호 프엉과 몽골 시인 칠라자브 등 해외문인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1980년대 작가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가 작고한 채광석 시인을 명예 사무총장으로 추대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본행사에 앞서 13-14일에는 강원도 인제 만해마을에서 전야제 격의 `전국문학인대회'가 열린다. 이날 시낭송회와 통일굿 등에 이어 민족문학연구소(소장 김재용 원광대 교수)의 주관으로 친일문학 관련 심포지엄이 열린다. 창립 30주년 행사는 12월까지 이어진다. 오는 17-23일 인사동 사거리 덕원갤러리 5층에서 사진ㆍ자료전 `문학의 길, 역사의 길', 김소월 김수영 백석 한용운 고은김지하 신경림 정희성 등 작고시인 11인과 현역시인 10인의 대표시를 새긴 도자기전시회 `100년 동안의 시', 김선우 문태준 문혜진 손택수 정재학 등 젊은 시인 25인의 시를 남궁산의 판화와 함께 전시하는 `21세기를 노래하는 새로운 목소리들' 등이잇따라 열린다. 문인 휘호, 작가들의 애장품, 신춘문예 초고 등을 전시하는 `민족문학 박물관건립을 위한 바자회', 작가들의 겨울산행과 바둑대회 등은 12월에 열릴 예정이다. 김남주 시인 10주기를 기념하는 `사랑과 전투의 시인 김남주'전은 24일부터 12월 8일까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전시실에서, `김남주 삶과 문학'을 주제로한 심포지엄은 12월 3일 오후 4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열린다. 작가회의는 유신정권에 저항하다가 투옥된 김지하 시인 등 민주화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자유실천문인협의회(자실)의 1974년 11월 18일 `문학인 101인 선언'이 출발점이다. 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지는 군사정권에서 사회 민주화와 민족의 자주화에 앞장섰던 자실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작가회의로 이름을 고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