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결정을 하루 앞둔 10일 금융시장에선 콜금리 동결쪽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박승 한은 총재가 콜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을 배제하는 듯한 발언을 한데다 인하 효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훨씬 우세하기 때문.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환율 급락,유가안정 등으로 상황이 달라졌음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8월처럼 시장의 허를 찌르는 '전격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동결' 확신 이날 채권 금리(유통수익률)는 오히려 반등했다. 지난 8월 금통위 회의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4.12%를 유지하다 콜금리 인하를 예견한 듯 장 막판 4.08%로 내려간 것과는 딴판이다. 시장 예상과 달리 지난달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동결한 뒤에도 추가인하 기대속에 국고채 금리가 콜금리 목표치(연 3.5%) 수준까지 내려온 터라 채권을 더 사겠다고 덤비기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오늘(10일) 채권 금리는 콜금리 동결을 점치는 시장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행 내부에선 콜금리가 물가 목표치(유류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물가 기준) 상한선인 3.5%와 같은데 이보다 낮게 운용하기 어렵다는 공감대도 감지된다. 이와 관련,김범중 대우증권 연구원은 "근원물가 상승률이 3.5%에 근접해 있고 한은 스스로 금리인하 효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상황에서 콜금리는 당분간 동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씨티그룹도 이날 내놓은 한국 경제 전망보고서에서 "앞으로 1년간 콜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여기에다 미국 등 세계적인 정책금리 인상 기류속에 한국만 효과도 불분명한 금리인하 쪽으로 방향을 잡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허 찔릴 가능성도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지난달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을 들어 금통위의 전격적인 콜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전반적인 분위기는 동결쪽이지만 환율 급락과 유가하락으로 물가 부담을 덜어 콜금리 인하 기대는 여전하다"고 전했다. 이달이 아니더라도 내수 회복을 위한 추가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주재 비공식 경제장관회의에 박승 총재가 참석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 자리에서 재정·금융·통화정책에 대한 전반적 조율이 이뤄졌고,뉴딜 재정확대 등 경기회복에 '올인'하는 정부에 한은도 '콜금리 인하'로 화답할 것이란 기대섞인 분석도 나온다.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얘기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