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노무현 대통령과 룰라(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여러가지로 관심을 끌 만하다. 무엇보다 두 사람 모두 어려운 성장 과정을 거쳤고 정치 입문에 앞서 노동계와의 인연이 매우 강한데다 서민 중산층의 지지에 힘입어 정권을 잡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 정치 역정에서도 두 대통령은 고비고비마다 승부수를 던지거나 오뚝이처럼 일어섰다는 평을 받았고 집권 후 정책추진 방향에서도 비교되는 점이 많다. 룰라 대통령은 강성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브라질에 첫 중도좌파 정권을 탄생시킨 인물이다. 노 대통령도 노동운동과 연계된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진보세력의 지지를 등에 업고 집권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있다. 집권 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다만 노 대통령이 실용주의 외교 노선으로 지난 2년간 불안정한 한·미동맹관계 복원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룰라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정치·경제적으로 '남미의 맹주'로 자리잡으려는 자세를 굽히지 않는다. 경제부문에서는 명확한 차이점도 보인다. 룰라가 예상과 달리 취임 초부터 긴축재정,공무원연금 개혁,수출드라이브 강화 등으로 '우향우' 정책을 확실히 했다는 평가를 듣는 것과 달리 노 대통령은 '좌파 정부'라는 비판을 끊임없이 듣고 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남미순방과 12차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기간(12~23일) 중에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등을 순방한다. 노 대통령의 남미 순방에는 대기업 총수들은 대부분 빠지고 경제4단체장과 전문경영인(사장)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