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비추미 여성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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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수상(受賞)이 많은 사람들, 특히 기업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없을 것입니다."
2002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다나카 고이치의 수상 기념강연 끝대목이다.
이 말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월급쟁이 연구원이던 다나카의 노벨상 수상은 지구촌 보통 사람들의 잠재력과 소망을 일깨웠다.
상(賞)이란 이처럼 수상자에 대한 칭찬과 격려를 넘어 해당 분야 종사자들에게 꿈과 힘을 준다.
특정한 성과를 높이 산 것이든,오래 쌓은 업적에 대한 공로상 차원의 것이든 상은 모두 뛰어난 실력과 꾸준한 노력의 징표이자 보증서다.
지난 9일 제4회 시상식을 가진 '비추미 여성대상' 또한 마찬가지다.
비추미 여성대상은 삼성생명공익재단(이사장 이수빈)에서 21세기를 맞아 여성의 잠재력이 우리 사회 발전의 밑거름이요 초석이 된다는 믿음 아래 여성계와 사회 전반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사람을 기리고자 여성부와 함께 제정한 상이다.
해리상(지위향상 및 권익신장 부문),달리상(문화·언론 및 사회공익 부문),별리상(교육 및 연구개발 부문), 특별상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상금은 각 2천만원.국내의 상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모든 비용은 재단에서 부담하지만 공정하고 객관적인 운영을 위해 비추미 여성대상위원회를 따로 구성하고,부문별 심사위원회에서 엄정한 과정을 거쳐 수상자를 뽑는다.
올해는 이인호 전 러시아대사(해리상),임영숙 서울신문 주필(달리상),정옥자 서울대 교수(별리상),엄넬리 러시아 모스크바 1086민족학교 교장(특별상)이 받았다.
호암아트홀에서 개최된 시상식은 이수빈 이사장을 비롯 상을 주관한 삼성생명공익재단 관계자는 단상에 올라가지 않는 등 전면에 나서지 않은 채 김영정 운영위원장의 시상과 이경숙 심사위원장(숙대 총장)의 심사평,지은희 여성부장관의 축사로만 진행됐다.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지원만 하고 생색은 뒤로 한 셈이다.
오랜 세월 여성지위 향상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온 수상자들과 양성평등 사회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삼성생명공익재단에 큰 박수를 보낸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